수익형 부동산 투자 “고수익 믿다가 발등 찍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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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2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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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수익률 8~11%,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보다 면적당 임대료 높아 인기<br/>-그러나 공급과잉·대체상품 증가·반값고시원 등 수익률 위협 <br/>호텔 분양 등 고수익 보장 믿기 힘들어<br/>수익형은 환금성 떨어져 투자 신중해야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2007년 퇴직한 A씨. 일정한 소득이 없어진 그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눈을 돌렸고, 그 중에서도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호텔 투자에 나섰다. 보유현금 5억원에다 은행대출 1억원을 합쳐 총 6억원으로 서울 역삼동의 한 호텔 객실 2채를 매입한 것이다. 하지만 A씨의 투자는 곧 악몽으로 변했다. 사업시행자가 호텔 운영에 실패하면서 수익률은 3~4%대로 떨어졌고, 호텔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매매거래도 안 돼 수억원에 달하는 투자금만 묶여버렸다.

#. 경기 용인에 사는 사업가 B씨는 2010년 초 노후 대비용으로 화성 동탄신도시의 한 단지내 상가를 샀다. 배후 아파트가 1000여가구의 대단지였고, 단지내 독점상가였기 때문에 수요가 충분할 것으로 판단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200만원을 받고 세를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가투자의 묘미를 느낀 시간은 길지 않았다. 아파트 주변으로 근린상가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단지내 상가는 점점 초라해지기 시작했다. 당연히 시세도 떨어져 지금은 월세 100만원을 받기도 버겁다. 매수자도 없어 팔 수도 없는 처지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괜찮은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요즘, 고수익에 눈이 멀어 수익형 부동산시장에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어설픈 수익성 분석과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과장광고에 속아 투자금만 날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수익형 부동산시장에서 뜨고 있는 호텔 투자는 위험도가 가장 높은 상품 중 하나로 꼽힌다. 한류열풍에 따른 외국관광객 증가 등으로 숙박업소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호텔도 분양 투자대상이 됐지만,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호텔 운영은 개인이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전문업체가 호텔 운영을 대행하고 나중에 수익금을 나눠주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호텔 운영에 문제가 있거나 만족할 만한 수익이 나지 않아도 개인투자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전략팀장은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광고에 솔깃해 호텔 투자에 나섰다가 제대로 수익금을 받지 못해 한탄하는 투자자들이 매우 많다"며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미끼광고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로티스합동법률사무소의 최광석 변호사도 "분양받은 호텔 객실은 호텔 운영이 부진할 때 다른 용도로 활용하거나 매각하기가 쉽지 않다"며 "아파트처럼 꾸준한 수요가 있는 상품도 아니어서 결국 저렴한 수익률을 받고서라도 계속 호텔 운영업체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임대수익형 상품인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의 수익률도 계속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래에셋부동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1월 기준 8.75%에 달하던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지난해 11월 5.80%로 떨어졌다. 주요 역세권 오피스텔을 제외하고는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다. 이유는 높은 매매가와 분양가 때문이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오피스텔이 인기를 끌면서 오피스텔 매매가와 분양가도 오름세"라며 "가격 상승은 임대수익률 감소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상가 시장에서도 과장·허위광고가 판을 치면서 투자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대구 서구의 한 상가 사업자가 유명 브랜드업체의 입점이 확정된 것처럼 허위로 광고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경고조치를 받기도 했다.

최 변호사는 "최근 '얼마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식의 허위과장광고 수법이 점점 교활해지고 있다"며 "한 번 속아 투자한 경우 민사적인 구제도 어려운 만큼 최대한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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