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여의도 증권가에 따르면 현재의 국제유가 상승은 수요 증가가 아닌 국제정세의 불안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은 없고 대부분의 업종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보통 수요 증가에 의해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업종이나 자원개발업종 등이 수혜를 보고 운수장비업종 등이 피해를 본다고 알려져 있다.
현대증권 류용석 시장분석팀장은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수요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면 정유업종이나 화학업종, 자원개발업종이 수혜주가 될 수 있겠지만, 현재의 국제유가 상승은 국제정세의 불안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업종이 피해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K증권 박정우 투자전략팀장은 “경기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유업종이나 자원개발업종이 수혜주가 될 수 있는데 현재는 그렇지도 않은 상황"이라며 "국제정세의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는 것이기 때문에 정유업종이나 자원개발업종도 수혜주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산업 전반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날 국내 증시에선 현대차, 기아차 같은 운수장비업종 주가뿐만 아니라 정유업종이나 자원개발업종 주식 모두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4일보다 6000원(-3.15%) 하락한 18만4500원, S-Oil은 6500원(-4.92%) 하락한 12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대표적인 자원개발업체인 LG상사는 900원(-1.50%) 하락한 5만9300원에 장을 마쳤다. 태양발전 소재 제조업체인 OCI는 8000원(-2.95%) 하락한 26만3000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6500원(-3%) 하락한 21만원에, 기아차는 2200원(-3.14%) 하락한 6만79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모비스는 8000원(-2.90%) 하락한 26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KB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원유소비량과 세계GDP와의 비중을 고려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12달러 이상에서는 세계경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은 단기간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상승도 지속 가능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현재의 국제유가 상승은 유동성이 풍부해 오른 측면도 있기 때문에 현재의 국제유가 수준으로 세계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위원도 “현재의 국제유가 수준은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줄 만큼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