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대한야구협회(KBA)]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대한민국 야구계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프로야구(MLB) 구단 관계자에 대한 야구장 '출입 금지' 조치가 전격 실시됐다. '유망주 빼내기' 파문으로 논란을 일으킨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스카우트를 겨냥한 조치다.
대한야구협회(KBA)는 17일 시작한 '고교야구 주말리그'를 비롯한 협회 주최 경기가 열리는 모든 구장에 볼티모어 스카우트 출입을 금한다고 19일 발표했다. KBA는 아마추어 야구대회를 관장하는 단체다.
강승규 KBA 회장은 "국가 간 야구 기구의 마찰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지만 잘못된 것은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고교야구 주말리그가 치러지는 서울 구의구장 사무실 벽면에는 'MLB 볼티모어 스카우트 출입금지(This stadium is off-limits to scouts from Baltimore Orioles)'라는 문구가 붙었다. 한국 야구계 최초인 것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사 사례를 찾기 어렵다.
이번 사태는 올해 1월말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대구 상원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좌완투수 김성민(18)과 마이너리그 영입 계약을 맺은 데서 시작됐다. 당시 볼티모어는 한국 선수 영입의 첫 단계인 신분 조회도 거치지 않고 신인드래프트 자격 대상자(고교 3년)도 아닌 김성민과 직접 접촉했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곧장 MLB 사무국에 항의서한을 보냈고, MLB 사무국은 볼티모어 측에 벌금을 부과했다. KBO는 물론 KBA도 항의 서한을 발송냈지만 아직 MLB 측의 공식답변을 받지는 못했다.
한편 KBA는 한국 유망주를 빼가는 MLB의 행태에 아시아야구연맹(BFA) 차원에서 공동 대응하기 위해 프로•아마추어 기구 대표가 참여하는 6자 회의를 열자고 일본과 대만에 제안해 놓은 상태다. 이 회의는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 논의도 예정돼 곧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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