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약값 소송… 약발 안받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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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2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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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대웅·한미 등 상위 10개사 빠진체 4곳만 참여<br/>- 시민단체 "어떤 논리도 국민건강 우선할 수 없어"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일괄 약가 인하를 저지하기 위한 제약업계의 법적 대응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제약계의 세를 과시하겠다며 시작한 행정소송에는 겨우 4개 제약사만 참여했다. 매출 상위 제약사들은 전부 빠졌다.

시민단체와 노동계는 약가 인하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소송 취소를 요구하고 있어 해당 제약사들이 소를 취하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 4개 제약사 법정 다툼 돌입

다음달 시행되는 건강보험 등재 의약품의 일괄 약가 인하를 저지하기 위한 취소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의 법정 다툼이 22일 본격화됐다.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제약사는 KMS제약, 다림바이오텍, 일성신약, 에리슨제약 4곳이다.

4개 제약사는 이날 서울행정법원에서 복지부를 상대로 첫 심문을 제기했다.

이들 제약사가 본안 소송에서 복지부에 청구한 금액은 2000만원으로 알려져있다.

업계는 소송 참여사가 4곳에 머문 데 당혹하고 있다.

한국제약협회는 당초 100~150여개의 제약사가 소송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아제약을 비롯해 대웅제약, 녹십자,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 매출 상위 제약사도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상위 10대 제약사들이 약가 인하로 인해 연간 5000억~6000억원의 매출 감소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상황은 달랐다.

작은 규모의 제약사만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일선신약의 지난해 매출은 680억, 다림바이오텍의 2010년 매출은 248억원 수준이다.

◆ 시민단체·노동계 “소송 중단해야”

시민단체와 노동계 등 여론이 약가 인하에 호의적인 점도 제약업계에는 부담이다.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약가 인하 찬성와 제약계의 소송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잇따라 내놨다.

경실련은 국내 제약산업은 비싼 약값 정책으로 유지되면서도 신약 개발 등 산업 경쟁력은 강화되지 않았고, 리베이트를 통해 제약사들이 손쉽게 제약사들이 수익을 내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약값 거품을 제거하고 제약산업 체질 개선을 위한 약가 인하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실련은 “불필요한 논쟁만을 되풀이할 뿐인 약가 인하 취소소송을 즉각 취하하고, 세계 제약시장 진입을 위한 체질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제약계에 주문했다.

민주노총은 제약계가 약가 인하를 핑계로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제약사들이 약가 인하를 구실로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시도하거나, 노동자의 생존권을 담보로 약가 인하를 후퇴시키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민주노총의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제약사의 그 어떤 논리나 상황도 국민의 건강권에 우선할 수 없다”며 “약가 인하 취소소송을 취하하고, 노동자에 대한 책임전가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복지부는 당초 계획대로 다음달 1일 6506개 의약품의 약가를 평균 14% 내리는 일괄 약가 인하를 단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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