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달빛기행'은 "몸과 마음까지 치유되는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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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28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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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4일부터 시작..10월까지 보름전후 열려 인기만발

27일 오후 7시에 열린 창덕궁 달빛기행./사진=박현주기자
어둠속 화련한 조명에 더욱 빛나는 인정전./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지난 27일 거리의 불빛이 화려해지는 오후 7시. 어스름 땅거리미가 내려앉은 어둑한 창덕궁이 소란해졌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개최 기념 특별행사로 연 '창덕궁 달빛기행'이 시작됐다.(한국문화재보호재단과 문화재청,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이뤄졌다.)

청사초롱을 하나씩 손에들고 무리를 진 사람들이 해설사를 따라 궁궐 이곳 저곳을 살펴보며 감탄을 자아냈다.

금천교를 지나 왕이 걸었다는 어도를 따라 걸어 들어선 '인정전'의 위엄과 아우라에 카메라셔터가 절로 터지기 시작한다. 

 역사는 밤에 시작된다고 했던가. 어둠속 환한 조명으로 밝힌 궁궐들은 600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채 신비로움을 무한방출하며 경이로운 마음까지 들게한다.

 병풍처럼 둘러친 기와담장을 사이로 단단한 땅 길을 걷는 구불진 밤길에선 신윤복의 '월하정인도' 풍경이 툭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해설사의 목소리가 더욱 낭랑해지는 궁궐의 밤은 낙선재 부용지에서 이르러선 모두 언어의 무력함을 일으킨다.  가야금소리와 함께 펼쳐진 풍경. 아, 한폭의 그림이 따로없다.

한폭의 그림같은 부용지에 비친 부용정.'사진=박현주기자

하나의 돌을 깎아 세운 불로문을 지나 후원에 있는 연경당에선 전통공연이 기다리고 있다. 성균관서생복을 입은 직원들이 나눠주는 떡과 음료를 받아들고 관람하는 30여분동안은 타임머신을 타고 아주 먼 옛날로 들어온 착각까지 들 정도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 궁에 퍼지는 청아하고 구슬픈 대금소리는 이제껏 우리문화유산을 못알아봤던 객석의 마음들을 파고들고, 업고놀자며 희롱하는 춘향과 이도령의 '사랑가' 공연은 '얼쑤~ 잘한다'는 소리가 객석에서 잇따라 터져나온다.

2시간 남짓 야간에 고궁에서 산책. 창덕궁 달빛기행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후원 숲길을 걸으며 관람객들은 입을 모은듯 같을 말을 쏟아냈다. "도심한복판에 이렇게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우리 문화유산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다니….". 관람객들은 "스트레스에 찌든 몸과 마음이 고궁산책을 하면서 치유되는 것 같다"며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한번 꼭 와야겠다"는 반응이다.

창덕궁 달빛기행 꽃미남해설사 이종춘씨는 야간 고궁산책을 더욱 달콤하게 선사한다. 
중국어전문 해설사다./사진=박현주기자

 '창덕궁 달빛기행'은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한 이후 입소문으로 퍼지고 있다. 창덕궁은 역대 조선의 왕들에게 가장 사랑받았던 궁궐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보름전후로  운영되는  '달빛기행'은 이미 중독세다.  한회 100명만이 참여할수 있는 이 행사는 이미 만원사례다. 벌써 상반기 예약이 '1분'만에 끝났다. 이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한국문화재보호재단도 눈깜박할새 예약이 끝나 놀랐다고 했다.

4월 4일부터 시작되는 창덕궁 달빛기행은 6월까지 상반기 예매가 마감됐다.  무기교의 기교. 밤에 궁을 산책하는 것만으로 참가비 3만원이 아깝지 않다는 평이다. 세월과 어둠을 벗고 참신해진 창덕궁의 '법고창신'이다.

도심한복판에서 야간에 즐기는 창덕궁 달빛기행은 생활속 '법고창신'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박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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