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는 2일 서울 태평로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이 같이 결정했다. 매입 가격은 주당 182만원으로 최대 40만주까지 매입할 경우 약 728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말 삼성카드가 삼성에버랜드 지분 42만5000주(17%)를 KCC에 넘겼을 때와 같은 가격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의 가장 큰 목적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금산법)’을 지키는 것이다.
현재 제2금융권에 속하는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카드는 삼성에버랜드 지분 8.64%를 갖고 있으나, 금산법에 따라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5% 이상 소유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는 최소 3.64%(9만1053주)를 초과해 자사주 지분을 모두 매각해야 한다.
삼성에버랜드의 한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은 삼성카드가 금산법을 지키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해 줄 것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며 “매입 대상 40만주 중 삼성카드 보유지분과 함께 자사주를 팔기 원하는 다른 주주로부터 나머지 물량을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앞으로 주주들에게 이날 주총에서 결정된 내용을 알리고 공식적인 주식 매각 신청을 접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삼성카드의 이번 자사주 매입 규모는 계획보다 적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카드를 제외하곤 다른 계열사들은 자사주를 매각할 의무가 없는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등 다른 주요 주주들이 자사주 매각을 할 가능성이 지금으로선 높지 않기 때문이다. 범(汎) 삼성가인 한솔그룹 역시 보유하고 있는 0.75%의 지분을 매각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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