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女 112 신고후 방화? 2명 사상자 나와 (종합)

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40대女 112에 전화로 신고후 방화를 한 것으로 보이는 화재가 발생했다.

5일 오전 4시5분께 전남 해남군 황산면 한 창고 겸 주택에서 불이나 40대 후반으로 추정된 여성이 숨지고 집주인 이모(54)씨가 중화상을 입어 대전의 화상 전문병원으로 이송됐다.

불은 창고 겸 주거시설로 사용하는 건물 190여㎡ 가운데 100여㎡와 집기 등을 모두 태워 소방서 추산 1800여만원의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해남소방서는 20여분만에 불을 진화했으며 잔불 진화 과정에서 건물입구 쪽에서 숨진 여성을 발견했다.

이 여성은 숨지기 직전 해남경찰서 112 상황실에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여성은 내연남과 말다툼 등을 벌이다 경찰에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여성이 이날 오전 3시42분께 112 상황실 요원과 33초간 통화했으며 ‘교동 바위천국으로 와 달라, 바위천국이다’라는 말을 하고 끊었다고 밝혔다.

또 “차분한 목소리로 (나중에 확인해보니)약간 취기가 있는 듯했으나 긴박한 상황은 말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상황실 지령을 받은 황산지구대 순찰차는 8분 뒤인 3시50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수천평에 달하는 조경석 공원에서 신고 여성을 찾지 못하고 입구에서 100여m 떨어진 민가 1곳을 탐문하고 이동하던 중 길 건너 1km가량 떨어진 곳에 불길이 치솟는 것을 발견했다.

해남경찰서 한 관계자는 “112 신고 후 피살된 수원 20대 여성 사건을 상기해 새벽 시간 임에도 민가를 탐문했다”며 “현장출동과 탐문 등이 모두 적절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또 이 일대는 주변이 농경지로 민가가 거의 없고 폭포와 바위, 정자 등이 조성된 ‘바위천국’ 이외 마땅한 이정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이후 14-15분 뒤 불이난 것으로 추정된 만큼 정확한 위치 파악과 함께 조기에 사고현장을 찾았다면 사건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숨진 여성은 이씨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새벽까지 이씨와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머리를 다쳐 오전 2시께 해남읍 한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이씨가 병원이송 도중 홧김에 불을 질렀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으나 경찰은 숨진 여성이 불을 냈다고 하는 등 서로 엇갈린 상황이다.

경찰은 숨진 여성의 신원을 확인하는 한편 화재로 숨졌는지 아니면 다른 외부 요인에 의해 숨졌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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