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비아 ILO 수장 “세계화 모델 통제 불능”…국제노동총회 마지막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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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06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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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현철 기자=오는 9월말 이임하는 후안 소마비아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1980년대에 형성된 세계화 모델은 현재 통제불능 상태에 빠졌다면서 온통 금융에만 초점을 맞추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마비아(71.칠레) 사무총장은 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01차 국제노동총회(ILC) 연설에서 “오늘날 세계경제의 비효율적인 성장 패턴을 전환해야 한다”며 “과거의 도그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책) 우선순위를 재설정하는 것과 함께 정치적 신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4년에 걸친 재임 기간 `좋은 일자리(decent work)‘라는 개념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해온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서 이데올로기는 넘치는 반면 개인과 가족, 공동체에 대한 인간적 감성은 너무도 빈약하다”며 “금융정책은 과잉인데 사회정책은 빈약하다”고 경고했다.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2008년 경제위기에 대해 “안전한 도로에서 재수없이 발생한 사고라기보다는 1980년대에 형성된 세계화 모델의 가치로부터 기인한 연쇄충돌 사고에 가깝다”며 “90년대에는 세계화의 속도가 더 빨라졌고 지금은 통제불능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은 불가피하지만 더이상 세계경제를 평가하는 핵심 잣대가 될 수는 없다”며 “젊은이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빈곤과 비정규직을 줄여나가는 일, 중산층 성장 촉진, 균등한 기회 제공 등이 거시경제의 성공을 측정하는 잣대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이날 연설이 국제노동총회에서 하는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183개 회원국 노·사·정 대표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냈다. 연설이 끝나자 각국 대표단은 40여초에 이르는 긴 박수를 보냈다.

1998년 ILO 수장에 선출된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임기가 2014년 3월까지로 예정돼 있으나 9월 말 조기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지난달 28일 실시된 후임 사무총장 선거에서 영국 출신의 국제 노동운동 지도자 가이 라이더(56)가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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