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상임고문은 17일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가진 대선 출정식에서 "제가 추구하는 우리나라는 시민이 직접 정치와 정책과정에 참여하는 나라이며, 시민과 동행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 보통사람들이 함께 기회를 가지는 공평하고 정의로운 나라"라고 밝혔다.
그는 '불비불명(不飛不鳴)'이란 중국 고사를 인용하며 "그 동안 정치와 거리를 둬 왔지만 암울한 시대가 저를 정치로 불러냈다"며 "더 이상 남쪽 나뭇가지에 머무를 수 없다. 이제 저는 국민과 함께 높이 날고 크게 울겠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민주통합당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 한 주자는 조경태 의원·손학규 상임고문을 포함해 3명으로 늘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오는 24일, 김영환 의원 다음달 5일, 김두관 지사도 내달 중순 이전에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져 대선 주자 간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그는 "빚 갚기 힘들고 아이 키우기 힘들고 일자리가 보이지 않아 국민 모두가 아프다”며 “이는 약자의 고통에 관심 없는 정부, 부자와 강자의 기득권을 지켜주기에 급급한 정치가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앗아가 버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거대한 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우리 사회를 지배해왔던 경쟁, 승자독식, 강자지배의 원리로는 빈부격차의 확대, 중산층과 서민들의 삶의 기반 붕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고통, 지역경제의 낙후, 경제성장의 잠재력 약화라는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개발독재 모델의 유산을 청산해야 한다”며 “시장만능주의로 대표되는 시장독재 모델을 극복하고 개방, 공유, 협동, 공생의 새로운 원리를 채택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민주적이고 공정한 시장경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운 좋게 부자 집안에서 태어났다고 평생을 앞서가고 가난한 집 자녀들은 출발선부터 한참 뒤처진다면 참으로 불공평한 경쟁”이라며 “지방대학을 나와도, 고등학교만 나와도 실력대로 대접받는 등 누구나 공정하게 경쟁하고 그 결과에 승복해야 하며, 패자에게는 따뜻한 위로와 패자부활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이 서로 믿고 협력해 더 큰 성장을 이루며 지속가능한 삶의 토대를 만드는 나라, 북한과도 신뢰와 협력의 토대 위에 평화와 공동번영을 이루는 나라가 제가 꿈꾸는 나라”라며 “이 두 가지 비전을 합쳐 ‘상생과 평화의 새로운 대한민국’이라고 부르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고문은 이날 분배와 재분배 강화, 인적자본 투자 강화,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국경을 넘는 협력적 성장 등 4대 성장전략을 통한 획기적 국가발전, 강한 복지국가, 일자리 혁명, 강한 대한민국 평화로운 한반도 등 6대 과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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