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밖 경기부진에 놀란 中, 어떤 처방전 내리나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배인선 기자= 수출입, 투자, 소비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의 리더십이 교체되는 오는 10월 제18대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경기둔화의 우려가 깊어지면서 중국 당국이 대규모 경기방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난해 시작된 중국의 12차 5개년 규획의 목표가 경제발전 방식 전환과 산업 구조조정인 만큼 중국 정부로서는 부양을 하면서 조정을 이뤄내야 하는 간단치 않은 처지에 놓이게 됐다.

◆수출입, 투자, 소비 모두 빨간불

내수가 기대만큼 살아주지 않는 것이 중국으로서는 최대의 고민이다. 중국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수진작 정책을 펴왔으며 특히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 이후 수출시장을 대체할 내수시장 육성에 힘을 써왔다. 하지만 21개 주요 증권사들이 예측한 상반기 내수소비증가율 평균치는 13.6%에 그쳐 지난해 상반기 소비증가율인 17.7%에 한참 못미쳤다. 소비가 줄어드는 만큼 물가도 큰 폭으로 내려앉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3%로 예측됐다. 5월 물가상승률인 3%보다 대폭 하락한 수준이다. 채소 도매가격이 7주 연속 하락해 5월 초 대비 26.9% 떨어졌으며, 돼지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18% 하락했다. 자오상(招商)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전체적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향후 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며, 올 한해 동안의 물가상승률은 4%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PI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전 세계 수요 침체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여 5월 1.4% 하락한 데 이어 6월에는 더 떨어져 1.9%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출입 역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월 수입증가세는 10.6%로 예상돼, 지난해 6월의 19.3%에 비해 증가 속도가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수출증가세 역시 10%를 기록해 지난해 6월의 17.9%에 한참 못미쳤다. 무역흑자규모는 216억 달러로 예상됐다. 국무원 왕치산(王岐山) 부총리는 지난 5일 "경제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역의 안정적인 성장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외부 충격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올해 대외무역 증대 목표를 완수하는 데 매진하자"며 수출입 성장을 독려하고 나섰다.

올 상반기의 공업생산 증가율 역시 9.7%로 전년 동기의 15.1%에 비해 둔화됐고,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역시 19.9%를 기록해 지난해의 25.6%를 밑돌았다.

◆미세조정을 넘어선 통화완화정책

이 같은 상황에 중국 당국은 재차 금리인하 조치를 내놓았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난 5일 1년 만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0.25%p와 0.31%p 인하한다고 발표하고 이를 6일부터 적용시켰다. 이로 인해 예금금리는 3.0%, 대출금리는 6.0%로 각각 조정됐다. 하지만 대출금리 할인 허용폭을 20%에서 30%로 확대해 사실상 0.9%p를 인하한 셈이 됐다.

1년 만기 대출금리는 6월 초 6.56%(할인폭 10%)에서 6월 8일부터 6.31%(할인폭 20%)로 적용되다가 6일부터는 6.0%(할인폭 30%)로 낮아졌다. 할인폭을 최대한으로 적용하면 실제 대출수요자에게 적용되는 대출금리는 5.1%에서 4.2%로 낮아지게 된다.

이와 함께 대형 국유은행인 공상은행과 건설은행이 6일 생애 첫 주택구매자 대출 우대금리를 15%로 상향조정했다. 지난해 폐지됐던 첫 주택 우대금리가 다시 시장에 출현한 것. 꽁꽁 얼어붙은 주택시장에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정책으로 내수진작에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표명해 왔던 '긴축기조-미세조정'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현 상황에서 가까운 시일 내 지준율 추가인하 혹은 금리 재차 인하 등이 단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단기 경기진작 프로그램은 부작용이나 리스크가 큰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에서 접근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앞으로 수개월간 중국은 기업 및 민생지원 차원의 금융비용 완화를 위해 선별적 유동성 공급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중국 국가통계국은 9일 CPI와 PPI를, 10일 수출입 통계를, 13일 GDP를 비롯한 공업지표·소비지표·고정자산투자지표 등을, 15일 통화지표를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