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극 '댄스레슨’ 고두심, 지현준 스윙댄스. 사진제공: CJ E&M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사람들은 늙으면 사라지기 시작하거든… 그거 알아? 사라지기 시작해. 투명인간이 되어 버린다구”(릴리.고두심)
“전 당신을 볼 수 있어요. 당신은 바로 여기, 분명히 존재하고 있어요”(마이클.지현준)
“인생을 사는 게 아니라, 그냥 옆으로 휙휙 지나가는 걸 보고 있는 느낌, 기차타고 바깥 풍경보는 것처럼 만지지도 않고, 상관하지도 않고, 그냥 보기만 하는 거”(릴리. 고두심)
'국민배우' 고두심의 파격변신이 화제인 연극 '여섯 주 동안 여섯 번의 댄스레슨'이 24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화려하게 개막했다.
고두심의 연기 인생 40주년 기념작이자 5년만의 연극 복귀작인 이 연극은 1~2층 객석을 빼곡히 매운 관객들의 기대감과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경쾌한 스윙댄스로 시작한 2막 7장의 연극 '댄스레슨'은 희끗한 은발의 70대 미망인으로 분한 릴리역의 고두심과 깊은 이해심으로 티격태격 알콩달콩 가족애 같은 우정을 나누는 게이 댄스강사 마이클역의 지현준의 열연으로 빛나는 무대를 선사했다.
개막 공연에는 연극배우 박정자,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명예 집행위원장 등 문화계 인사들 대거 관람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명예 집행위원장은 “대한민국에 고두심이란 훌륭한 배우가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다. 지난 40년을 축하하고 앞으로의 40년을 기원한다”며 메시지를 전했다.
연극계 원로이자 고두심이 평소 존경하는 선배로 손꼽는 배우 박정자 또한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책임지다니 정말 대단하다. 너무나 아름답고 감격스럽다”며 배우 고두심을 향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고두심은 “객석 어딘가에 박정자 선배님이 보고 계신단 생각에 얼마나 벅차고 떨렸는지 모른다. 선배님께 이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진심 어린 감사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원작자 리차드 알피에리는 기적(magical!)이라며 흥분했다. 그는 "극에 대한 이해도와 프로덕션을 컨트롤 하는 카리스마, 흠 잡을 데 없는 세트와 조명, 그리고 완벽한 릴리와 마이클까지 다른 어떤 프로덕션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깔끔함을 볼 수 있었다"면서 "고두심씨는 실제로 그 나이대 여성들이 겪는 감정의 불안과 기복을 굉장히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고 지현준씨는 고두심씨를 받쳐주는 에너지가 대단하고 . 마이클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여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며 극찬했다.
관객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어머니를 모시고 공연 관람을 온 관객 김선덕(23살 대학생)씨는 “엄마가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라는 이름의 아름다움을 꿈꾸는 존재란 걸 깨달았다. 엄마가 무척 감동 받으셔서 한 번 더 모시고 와야겠다”고 말했다.
나이, 세대, 성별에 관계없이 공감의 마음을 나눌 힐링 연극 <댄스레슨>은 9월2일까지 공연된다.1588-0688
◆원작 리차드 알피에리, 번역 이희준, 연출 김달중, 안무 남미경, 무대 김만식, 조명 이우형, 영상 김성철 의상 김영지, 소품 최혜진, 음악 양석호 1588-0688
![]() |
사진제공: CJ E&M |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