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일본 정부가 16년 만에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는 곧 발표할 경제 전망에서 내년 4월부터 시작되는 2013 회계연도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를 상향 조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는 최근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20년 가까이 지속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일본의 GDP 디플레이터는 1998년 3월 끝난 회계연도 이후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해왔다.
GDP 디플레이터는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누고 여기에 100을 곱해 산출한다.
WSJ은 “내각부가 내년도 명목 성장률은 1.9%, 실질 성장률은 1.7%로 각각 제시할 방침”이라며 “이대로라면 디플레 경제의 상징이던 명목 성장률이 실질 성장률을 밑도는 역전현상이 16년 만에 처음 해소된다”고 전했다. 이는 내년 물가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임을 의미한다.
내각부가 제시한 올해 명목 및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1.9%와 2.2%다.
디플레이션을 상징하는 명목ㆍ실질 성장률 역전현상은 지난 1997년에 일시적으로 해소됐으나 이는 당시 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분석된다. 그와 같은 특수상황을 제외하면 역전현상이 사라지는 것은 1993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후루카와 모토히사 경제재무상은 이에 대해 “디플레이션 탈출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민간 분석기관들은 내년 실질 및 명목 경제 성장률을 각각 1.6%와 1.4%로 예상해 내각부와 달리 디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가하마 도시히로 다이이치생명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상승세라고해서 내년 전망치를 너무 낙관적으로 잡은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임금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물가가 실제로 얼마나 오를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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