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을 80여일 앞둔 현재 성장 담론을 강조해온 보수정당은 분배의 중요성을 주장하며 ‘좌클릭’을 하고, 반대로 분배를 주장해왔던 진보정당은 성장도 무시할 수 없다며 ‘우클릭’을 하고 있다.
문 후보는 후보 수락연설에서 “일자리만한 복지정책이 없다”며 ‘일자리 창출’을 국정 최대 과제로 삼았다. 이어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주된 키워드를 ‘임금주도적 성장(wage-led growth)’론을 주창했다. 이는 기존 보수진영의 논리로 이명박 대통령도 “일자리 만한 복지는 없다”는 논리와 같은 맥락이다. 기업의 활동을 독려해 일자리를 만들어 내자는 논리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대선후보는 과거의 발언들에 비하면 더욱 ‘우클릭’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 후보는 대선출마 선언에서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성장동력과 결합하는 경제혁신을 만들어야 한다”며 “성장 없는 경제민주화는 바퀴가 하나밖에 없는 자전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복지위주 정책 보단 복지를 위해선 성장이 전제돼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박 후보 측에선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박 후보의 정책은 하우스 푸어 정책 등 경제민주화나 복지 쪽에 방점을 두고 있다. 새누리당이 지난 4.11 총선에서 경제민주화를 정강정책에 입안하는 등 ‘좌클릭’을 한 수준으로 야권 후보들이 ‘우클릭’을 하면, 정책 차별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정책통 나성린 정책위 부의장은 안 후보가 성장 동력을 강조한 것을 두고 “민주당의 경제담론보다 훨씬 균형잡혀 있고 심지어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의 주장보다 온건하다”며 “우리당의 정책 차별성을 강조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제통 의원은 “선거 때가 되면 좌우에서 모두 중도 쪽으로 모이게 돼있다”며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일자리와 성장을 강조함으로써 경제관련 입장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유권자에게 ‘난 그렇게 위험한 사람은 아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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