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9일 자금 지원 등 특별한 선물 없이 그리스를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확고한 긴축기조로 미운털이 박힌 메르켈 총리는 야당 및 노조 등 긴축안에 반대한 그리스 시위자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메르켈 총리는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의 초대로 그리스를 방문한다. 사마라스 총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돈줄인 독일이 트로이카(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와 그리스 구제분 협상에서 지지해주길 바라고 있다. 또한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에 대해서도 확실한 지원사격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메르켈 총리는 빈 손으로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FT는 메르켈 총리가 긴축 고통을 공감한다며 그리스의 노동자들의 분노를 달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자금 지원에 대한 약속을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그리스가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선 고통스러운 구조적 개혁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시민들은 메르켈 총리의 방문이 달갑지 않다. 과도한 긴축정책으로 불만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반독감정까지 확산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리스가 나치 독일군에 굴복했던 역사까지 들먹이면서 메르켈을 비난하고 있다. 야당의 급진좌파연합(시리자)와 양대 노동조합은 메르켈 총리의 방문 날짜에 맞춰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아테네 도심 경비를 강화할 예정이다. 주요 통행로를 통제하고 7000여명의 경찰이 투입된다.
FT는 그리스 채무 부담을 덜기 위한 독일 납세자들의 노력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은 유로존 경제를 위한 연대적인 보증에 막대한 책임감을 떠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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