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찬바람' 속 연내 분양단지 '신바람'

  • 프리미엄 '쑥'… 분양권 거래도 늘어<br/>일반 분양 후 조합원 분양권 시세차익 기대

재개발 시장 침체 속에서도 사업 추진이 순조로운 서울 재개발 단지에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아파트 공사가 한창인 왕십리 뉴타운 2구역 '텐즈힐' 단지 전경. [사진제공 = GS건설]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서울지역 재개발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 상태에서 빠져 있지만 분양 중이거나 연내 분양을 앞둔 재개발 단지는 '불황 속 호황'을 누리고 있다.

최근 들어 아파트 분양권 거래도 늘고 매도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도 상승세다. 거래가 뜸하고 가격 하락세도 뚜렷한 사업 초기 단계의 재개발 사업장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서울 재개발 시장, '출구전략' 여파로 '찬바람'

서울 재개발시장은 불황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매수세가 크게 꺾인 데다 서울시의 재개발 출구전략으로 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된 때문이다.

서울시는 사업 추진이 지연된 정비구역 지정을 해제할 수 있도록 뉴타운·재개발 출구전략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출구전략 후 실태조사를 거쳐 정비구역을 해제하고 매몰비용(사업 진행과정에서 투입된 비용)를 보전해줘야 하지만 중앙 정부의 지원이 확정되지 않아 예산 마련이 어려운 것이다.

실태조사를 추진하고 있는 재개발 지역 주민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에 처해 조합원간 갈등만 깊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러다보니 사업 초기 단계에 있거나 주민 반대가 심한 재개발 구역 거래시장에서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가격을 많이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입질이 뜸하다. 매수세가 끊기면서 호가도 내림세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울의 초기 단계 사업 구역 지분값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올 들어 15~20% 가량 떨어졌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한 공인중개사는 "급매물 던지는 내놓는 집주인이 늘고 있지만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아 가격의 추가 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재개발 단지 분양권에는 '웃돈' 붙어 거래

하지만 분양 중이거나 연내 분양을 앞둔 재개발 단지는 사정이 다르다. 입지 여건이 좋고 대단지의 경우 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프리미엄(웃돈)도 꽤 붙은 상태다.

지난해 공급된 왕십리 뉴타운 2구역(아파트 단지명 '텐즈힐') 중소형짜리 조합원 분양권에는 웃돈이 1억5000만원 이상 붙었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전용면적 109㎡형 조합원 분양가가 4억원 선인데 현재 5억70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바로 옆 왕십리뉴타운 1구역도 마찬가지다. 이곳 전용 84㎡의 경우 현재 거래 가격이 5억원 선으로, 조합원 분양가(4억2000만원 선)보다 8000만원 가량 뛰었다.

이달 착공하는 관악구 봉천동 봉천 12-1구역도 웃돈이 많이 붙었다.

인근 강남희공인 관계자는 "현재 20평대(전용 84㎡)는 3억5000만원, 30평대(전용 110㎡)는 4억5000만원 선에 권리가액이 형성됐다"며 "지금 팔아도 5000만원 가량은 차익을 거둘 수 있지만 입주 후 집값이 더 뛸 것 같아 조금 더 기다리겠다는 집주인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철거를 앞두고 있는 성동구 옥수동 옥수 제13구역 역시 면적별로 프리미엄이 6000만~7000만원 가량 붙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들 단지 분양권에 웃돈이 붙고 거래도 늘고 있는 것은 요즘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는 집값 바닥론과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최근 취득세 및 양도세 감면 시행 이후 주택시장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는 수요자들이 많아진 것 같다"며 "실수요자는 물론 집값이 본격 상승 국면에 접어들기 전에 가격 경쟁력을 지닌 물건을 잡으려는 투자 수요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분양될 재개발 사업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서울에서 연내 총 11개 재개발 단지에서 1204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대림산업은 10월 마포구 용강동 용강3구역을 재개발해 전체 543가구 중 71가구(전용 59~123㎡)를 일반에 공급한다. 서대문 북아현1-2구역에서는 대우건설이 930가구 중 129가구(주택형 미정)를 내놓는다.

GS건설은 성동구 금호동 금호13구역에서 1137가구 중 33가구(전용 59~114㎡)를 공급할 예정이다.

안소형 닥터아파트 팀장은 "입지 여건이 우수한 재개발 분양단지는 향후 가격 상승 여력이 충분한 만큼 여유 자금이 있다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며 "하지만 청약에 앞서 적정 분양가와 미래 가치 등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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