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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구평회 명예회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으로, 1926년 경남 진주시 지수에서 만회 구재서公의 5남으로 태어나 1952년 26세 때 문남 여사와 결혼을 했다. 슬하에 구자열 LS전선 회장을 비롯해 구자용 E 1 회장, 구자균 LS산전 부회장, 구혜원 푸른저축은행 회장 등 3남 1녀를 두었다. 1945년 진주 공립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문리대 정치학과를 1951년 졸업한 뒤 럭키화학(現 LG화학)으로 입사해 기업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그는 뛰어난 교섭력과 외국어 실력으로 LG화학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주도했으며, 1967년 미국 Caltex와의 합작을 통해 민간석유화학공업의 효시인 호남정유(현 GS칼텍스)를, 1984년 한국 최초 LPG 전문회사인 여수에너지(현 E1)을 설립함으로써 한국 중화학공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또한 재계를 대표하는 국제통으로 ‘재계의 외교관’으로 통한다. 재계 원로로는 드물게 탁월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국제 무대에 많은 네트워크를 형성했으며,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국제회장과 한미경제협의회 회장 등을 맡아 국제민간외교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다.
또한 2002년 월드컵축구 유치위원장을 맡기도 했으며, 한국무역협회장 재임 시 1조 2000억원 규모의 COEX 건립을 주도함으로써 무역인프라 구축은 물론 한국 제조업 성장에 많은 기여를 했다.
지난 2001년부터는 한미협회장을 맡아 팔순의 나이에도 양국의 우호증진을 위해 많은 노력과 성과를 이루기도 했으며, 특히 LS그룹의 세 집안간 공동경영의 아름다운 경영정신을 정착시키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
한편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에는 각계의 조의가 잇따랐다.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전·현직 정부 인사들이 빈소에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표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등 경제인들도 조화를 보냈으며, 남덕우 전 총리와 구자경 명예회장, 구자엽 LS산전 회장, 이희범 STX 중공업·건설회장 등 직접 빈소를 찾는 조문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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