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기업집단> 자율선언 후 4개월간 성적표 '찔끔'… 더 지켜봐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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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2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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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대기업들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는 10대 그룹의 자율선언 이행을 통한 거래 개선을 공언했지만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가 크다.

공정거래위원장이 직접 10대 기업집단의 그룹 경영진들과 자율선언 이행을 약조 받았으나 ‘찔끔’ 개선은 저조한 성적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4개월간의 짧은 성적표를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공정위는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을 분석해 재점검한다는 계획이다.

23일 공정위가 발표한 10대 그룹 자율선언의 분야별 이행 점검결과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경쟁입찰 분야별 비율은 건설, 광고, 시스템통합(SI) 각각 17%, 8%, 5%포인트 늘었다.

◇ 자율선언 이행 후 성적표 “여전히 미흡”

지난 4개월간 국내 10대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등 전체 내부거래는 다소 감소했지만 물류 분야는 여전히 미흡했다.

물류 분야는 심각한 수준이다. 물류 분야의 수의계약 금액은 6399억원을 기록했지만 경쟁입찰은 143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오히려 2%포인트 줄었다.

물류 분야가 줄어든 데는 건설경기가 하락하면서 건설해체물 운송과 조선경기 불황에 따른 조선부속품 감소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물류 발주 감소를 경쟁입찰에 집중하고 수의계약을 유지해 온 결과로 풀이된다.

SI분야는 경쟁입찰방식으로 전년대비 5%포인트 증가한 2286억900만원을 계약했지만 경쟁입찰의 비율자체는 가장 낮았다.

중소기업의 직발주(그룹사나 1차 협력사를 거치지 않은 직접 발주) 증가율도 2419억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독립 중소기업에 대한 직발주의 경우는 광고(36%)와 SI(15%) 분야에서 증가했다. 반면, 건설(-11%)과 물류(-10%) 분야는 오히려 줄었다.

아울러 광고분야 경쟁입찰의 경우는 광고계열사가 없는 기업과 있는 기업 간 차이가 두드려졌다. GS·한진 등 광고계열사를 보유하지 않은 기업은 86.6%의 경쟁입찰 비율을 보인 반면, 광고계열사 보유 기업집단은 27.7%에 그쳤다.

◇ GS 경쟁입찰률 1위…삼성·현대차·LG·SK 저조해

10대 기업진단 가운데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의 경쟁입찰률(40.7%)은 여전히 저조한 수치를 나타냈다. 이는 5~10대그룹의 경쟁입찰률인 56.2%보다 15.5%포인트 낮은 수치다.

이와 달리 높은 경쟁입찰률을 기록한 기업은 GS가 1위로 집계됐다. 이어 한진(54.51%), 두산(48.87%), 삼성(45.64%), LG(40.87%), 한화(39.16%), 롯데(32.03%), SK(28.06%), 현대차(23.4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물류와 건설분야의 경쟁입찰 금액비율이 각각 2조1113억원과 1174억원이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8.38%, 20.77% 감소한 수치다. 롯데도 경쟁입찰 금액비율이 광고를 제외한 SI·건설·물류 분야에서 12%·19%·14%인 수치에 그쳤다.

10대 기업의 수의계약 비율로 보면, 삼성그룹은 SI분야에 94%를 차지하고 있다. 광고도 78% 규모로 계열사 일감몰아주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건설과 물류 분야는 각각 36%, 35%이다.

롯데는 SI·건설·물류에서 수의계약 비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SI는 88%, 건설과 물류는 각각 81%, 86%로 심각하다. 단, 광고에서는 25%를 차지, 상대적으로 경쟁입찰 비율아 높게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의 경우는 물류가 93%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광고 74.8%, 건설 63.2%, SI 59.1% 등이다.

SK는 SI의 수의계약 비율이 91% 규모이며 광고 62%, 건설 54%다. 이는 절반이 넘는 수의계약 처리가 만연돼 있다는 걸 방증한다. LG의 경우는 SI가 76%이며 광고 73%, 건설 51%다.

반면, GS그룹은 자율선언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 '내부거래위원회' 23개로 대부분 설치

10대 그룹은 올해 9월말 기준 총 93개 계열사에 23개의 내부거래위원회를 추가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거래위원회는 계열사 간 부당지원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장치다. 앞서 10대 기업집단은 자율선언을 통해 내부거래위원회 24개를 추가 설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삼성, 롯데 그룹은 해당 위원회를 총 3개 더 추가 설치했으며 한화, GS, 한진 등은 총 5개를 내년 1분기 안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김형배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전체적인 그림을 제대로 보고, 앞으로 기업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기 위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약 1년 정도의 실적을 보고 다시 재점검해야한다”며 “내년 3/4분기 때 1년 동안의 실적을 분석, 내년 7~9월경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대부분의 약속은 이행되었다고 보지만 점검기간이 약 4개월간 비교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며 “수의 계약 비율이 높고 일감 몰아주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4대 업종에 대해선 내부거래 현황에 대한 공시 점검 등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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