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해외법인 수를 5개로 늘리는 새 시나리오에는 국내 보험사 최초의 해외 은행업 진출 계획도 담겨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현재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진출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월 ING생명 동남아법인(홍콩·말레이시아·태국) 인수 작업을 공식 중단한 한화생명은 동남아시장 추가 거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현지 금융감독 규정에 따라 중소형 생명보험사인 멀티콜(Multicor) 지분을 최대 80%까지 인수할 방침이다.
한화생명은 애초부터 ING생명 동남아법인 인수 여부와 관계없이 멀티콜을 인수할 계획이었다.
한화생명이 사외이사 5명 전원의 찬성으로 멀티콜 인수 승인 안건을 가결한 시기는 ING생명 동남아법인 인수전에서 손을 떼기 전인 올 5월이다.
군침만 삼키다 밥상을 물린 말레이시아에서는 기존 보험사를 사들이는 대신 은행을 신규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해외법인을 보유한 국내 생보사 빅(Big)3 가운데 지금까지 은행업에 진출한 사례는 없었다.
중국법인 영업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한화생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해외법인 수는 2개에서 5개로 늘어난다.
한화생명은 이미 베트남 호치민에 생보업 법인을, 미국 뉴욕에 금융투자업 법인을 두고 있다.
그러나 ING생명 동남아법인과 멀티콜을 한꺼번에 인수해 동남아 보험시장을 장악하려던 기존 시나리오는 힘을 잃었다.
중국, 인도네시아,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등 5개국이었던 진출 추진 지역은 오너리스크(Owner risk)의 영향으로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3개국으로 줄었다.
특히 새롭게 다듬은 시나리오마저 금융당국의 인가 지연으로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는 상태다.
국내 금융사가 해외시장에 직접투자를 하려면 금융감독원의 신고 과정을 거쳐 금융위원회의 최종 수리를 받아야한다.
금융위 글로벌금융과 관계자는 “금융사의 해외 진출은 외화를 가지고 나가 현지 주식을 취득하는 형태로 지분 인수든, 신규 설립이든 반드시 금융위의 신고 수리 절차를 밟아야 한다”면서도 “한화생명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투자 신고 서류가 접수됐는지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자체 이사회를 통해 인도네시아 진출을 승인한 지 5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국내 은행업 우회 진출 의혹을 받고 있는 말레이시아 진출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금융위의 인가가 떨어지지 않아 해외시장 진출에 추가 진전이 없는 상태”라며 “국내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아야 해외 금융당국의 인가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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