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본햄스 경매사가 웹사이트를 통해 오는 11월8일 영국 군인이 지난 1860년 원명원에서 가져온 문화재 2점을 경매에 부칠 예정이라 밝혔다고 중국 신징바오(新京報)가 26일 보도했다.
이번에 경매되는 원명원 문화재는 청나라 황제가 황태자나 황손에게 하사한 백옥 패 1개와 청 건륭제 때 사용하던 손잡이가 달린 청옥 주전자 1개다. 감정 가격은 백옥 패가 6만∼10만 파운드, 청옥 주전자는 4만∼8만 파운드다.
이들 문화재는 지난 1860년 제2차 아편전쟁 때 참전한 영국군 제67병단 장교가 그해 10월 원명원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는 자신의 모친에게 이 물건들을 전하면서 청나라 여름궁전에서 가져온 것이라는 내용이 편지를 썼다. 이 편지는 이 물건들이 원명원 유물이라는 점을 증명하는 자료로 제시되기도 했다.
중국 원명원학회학술전문위원회 류양(劉陽) 위원은 경매에 나온 문화재를 직접 살펴봤으며 원명원에서 유출된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원명원 문화재가 또다시 경매에 나온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중국에서 약탈된 문화재인 만큼 중국에 돌려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나라 하계 왕실 휴양지였던 원명원은 1860년 제2차 아편전쟁 당시 영.불 연합군에 의해 불타고 국보급 문화재 대부분을 강탈당했다. 중국은 150만 건에 이르는 약탈 문화재 반환을 요구하는 한편 유실된 문화재의 경매 등을 통한 매매 중단을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지난 2009년엔 중국의 반환 요구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매에서 원명원 12지신상 가운데 쥐와 토끼머리 청동상(사진)이 각각 1400만 유로(약 270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낙찰이 이뤄진 직후 성명을 내고 경매를 주관한 크리스티 쪽에 엄중 항의했다. 국가문물국은 성명에서 “문화재는 원래 소유국에 귀속돼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공통 인식을 어긴 이번 경매의 책임은 전적으로 크리스티에 있다”며 “중국 인민의 문화적 권리와 민족감정을 훼손한 행위로, 중국과의 관계에 엄청난 악영항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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