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복지 재원? 아직도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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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2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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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지승 기자= "악은 특별히 사악한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지 않고 분별하지 않으려 드는 상투적이고 계산적인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진다." '악의 평범함'을 통찰한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말이다.

이는 최근 대선을 앞두고 더욱 열기를 띤 채 복지 확대를 주장하면서도 마땅한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회피하는 대선후보들의 모습과 맞아떨어진다.

그동안의 무수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각 대선후보들이 주장하는 복지재원 마련 방법은 아직 너무 추상적이다. "아껴 쓰자", "있는 사람이 더 내자", "국가재정의 투명성을 강화하자"가 후보들이 말하는 대안이다.

실제로 여야가 내놓은 복지공약들을 실천하려면 5년 동안 최소한 75조원, 많게는 165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러한 대안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무작정 늘렸다가는 복지가 훗날 세금폭탄이라는 '악마성'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국민에게 '증세 없는 복지는 없다'는 말을 솔직하게 할 수 있는 지도자만이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다"며 현 실태를 꼬집었다. 속 시원한 대목이지만 그간의 행보를 봤을 때 후보들이 표심을 거스르면서까지 나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강 장관에 따르면 결국 국가재정을 거덜내지 않으면서 복지 지출의 재원을 마련하려면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야 대선후보는 증세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후보들이 문제를 인식하고도 방관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세금폭탄이라는 책임을 전가하는 '악마성'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이제라도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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