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말한 것은 연말이 다가오며 시작될 인사태풍. 그 해의 성과를 진단하는 정기인사가 단행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업 현장에서 느끼는 긴장감은 예년과 사뭇 다르다는 게 요즘 기류다. 특히 올해 대기업 임원인사는 예년보다 빨라지고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발빠르게 세대교체를 시작하고 있다. 지난달 말 연구소의 주요 핵심 인사부터 전격 교체했다. 이른바 '럭비공' 식 인사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정몽구 회장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달에는 현대차 상용차 수출사업을 총괄하던 민왕식 전무가 자문역으로 물러났고, 정영훈 해비치호텔앤리조트 부사장이 이 자리를 대신했다. 같은 달 기아차 미국 조지아공장장이 김근식 전무에서 신현종 전무로 전격 교체되기도 했다.
더구나 올해 내수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내년도 위기경영을 위한 판매·관리조직에서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삼성그룹도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깜짝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흘러나온다. 이미 삼성은 지난 6월 김순택 그룹 미래전략실장을 전격 퇴진시키고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부회장으로 지명하기도 했다. 최근 이건희 회장이 귀국하면서 연말 인사와 경영계획 수립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경제민주화도 연말 인사의 주요 화두다. 직접적인 타격은 총수의 자녀들이 입을 전망이다. 주요 기업의 총수 2·3세들이 이번 연말 인사에서 나란히 승진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달 중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큰 규모의 인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세대교체를 통해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나 사업부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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