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안된 가을철 등산 척추손상 키운다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최근 가을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늘면서 이에 따른 사고 발생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부터 3년 간 산악 안전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73명·부상 1613명 등 총 1686명에 달했다.

특히 별다른 준비 없이 청바지나 구두를 착용하고 가을산행에 나서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박리성골연골염 등 부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소방방재청 자료에 의하면 등산 중 사고 유형으로는 실족과 추락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 준비 안된 구두등산...발목 안정적으로 잡아주지 못해 '박리성골연골염' 발생 위험

국내 등산로는 대체로 잘 정비돼 있는 편이지만 모래가 많은 지형 특성상 구두를 신고 산행을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신발 밑창이 미끄러운 구두를 신은 경우, 미끄러지거나 발목이 접질리는 사고 위험성이 매우 높아진다.

대체로 구두는 복숭아뼈 밑까지만 닿는 높이로 발목을 안정적으로 잡아주지 못해 삐끗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한번 삐끗한 발목은 산행이 끝날 때까지 장시간 무리가 가게 된다.

발목을 삐끗했을 때 부기·통증이 있거나 뼈에서 소리가 나는 증상이 지속된다면 '박리성골연골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많은 환자들이 이를 단순 염좌로 생각하고 찜질 등으로 치료를 미루다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우진 바른세상병원 원장은 "박리성골연골염을 방치하면 관절 주변에 혈액순환이 안돼 골괴사증이 발생하기도 하며 심해지면 퇴행성 관절염까지 초래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 신축성 제한하는 청바지 착용...'반월상연골판' 손상 초래

등산은 하체 중심의 운동이기 때문에 하체의 자유로운 운동성과 신축성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산행 중에는 불안정하고 긴장된 자세로 계속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를 반복하게 되는데 신축성이 떨어지는 청바지의 경우 보폭과 활동성에 제약을 가해, 낙상위험은 물론 '반월상연골판' 손상을 초래한다.

반월상연골판은 무릎 위뼈와 아래뼈 사이의 물렁뼈로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 완화 및 관절의 움직임을 유연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무릎에 지속적으로 부담이 가해질 경우 손상 위험이 높아지고, 한번 손상되면 자연회복이 불가능해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만성통증 등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 음주하산...주의력·균형감각 떨어져 낙상위험 높아 '척추압박골절' 유발

음주 하산 역시 낙상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산에서의 사고 발생율은 등산보다 무릎에 본인 체중의 3배가 가해지는 하산 시에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음주를 했을 경우 주의력이 현저히 떨어져 낙상 위험이나 척추압박골절의 발생율이 높아진다.

척추압박골절은 외부의 충격에 의해 척추가 주저앉아 변형되는 골절로 엉덩이 부분이 바닥에 부딪혔을 때 발생한다.

주로 40~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음주산행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골밀도가 낮아져 뼈가 약해진 노인들과 골다공증이 있는 폐경기 여성 산행자가 낙상할 경우 부상 정도가 심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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