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집트에선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 헌법 선언문의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가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이날 이집트 일간 알 아흐람 등 현지 매체는 카이로 민주화 상징 타흐리르 광장에 수만 명이 모여 무르시 대통령의 새 헌법 선언의 철회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타흐리르 광장에선 지난 22일 새 헌법 선언문이 발표된 이후 이의 철회를 요구하는 농성이 5일째 지속되고 있다.
시위엔 판사와 변호사 등 법조인들과 언론인들뿐만 아니라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계열의 세력들도 합세했다. 시위대들은 ‘우리는 정권의 붕괴를 원한다’‘무슬림형제단이 혁명을 빼앗아 갔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고 투석전을 벌이기도 했다.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 최대 이슬람그룹으로 무르시 대통령의 지지기반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위는 수도 카이로,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 페이윰, 카프르엘 셰이크, 소하그, 다미에타, 샤름 엘 셰이크 등 이집트 주요 도시에서 진행됐다.
타흐리르 광장 주변에서 투석전을 벌이던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했고 이 과정에서 50대 시위 참가자 한명이 가스 흡입으로 사망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새 헌법 선언문 발표를 계기로 시위가 발생한 이후 사망자는 지금까지 3명으로 집계됐다.
시위가 격화됨에 따라 이집트 교육부는 “시위대의 충돌 가능성 때문에 사립과 공립학교 재학생이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한편 26일 무르시 대통령은 최고 사법기관인 최고사법위원회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새 헌법 선언문은 주권과 관련된 사안에 제한적이고 한시적으로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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