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이 보유한 외화 채권의 80% 이상이 미국 달러화 채권이었지만, 최근에는 캐나다 달러, 호주 달러 그리고 말레이시아 링깃 등 다른 화폐 발행 채권 매각도 늘리고 있는 추세다.
일본의 신용카드사 에온 크레디트 서비스는 동남아시아 지역 공장 통합과 자산 매입을 위해 2억 달러 규모의 말레이시아 링깃 채권을 발행하는 등 일본 기업들은 신흥국 지역에서 자산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캐나다 달러화 사채발행도 활발하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일본 기업들이 발행한 캐나다 달러 사채는 11억 달러 규모로 지난해 통틀어 발행한 외화 채권 3억100만 달러보다 세배나 늘었다.
WSJ는 일본 기업들이 이같이 다양한 화폐 회사채 발행을 활발히 진행 중이지만, 전체 발행 사채 가운데 80% 이상은 여전히 미국 달러가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달러 사채 발행은 다른 화폐 채권 발행 때보다 비용절감 혜택을 볼 수 있어 기업들이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는 일본보다 낮은 수준으로 달러 채권을 매각했을 때 기업들이 차익을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우량 기업들의 미국 달러 채권 발행량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제약업체 다케다약품공업과 일본전신전화(NTT) 그리고 미쓰비시사는 올 한해 240억 달러 규모의 사채를 발행했다. 지난 2008년에 기록한 사채 규모(210억 달러)를 훌쩍 뛰어 넘었다.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들이 은행이라는 전통적 자금 출처 대신 외화 채권시장에 발길을 돌린 데는 자본구조를 바꾸려는 배경이 숨어있다고 분석했다.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의 다이사쿠 후지카와 공동대표는 "기업들이 은행 대출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합병 및 매수도 기업들이 외환 채권 발행을 늘리는 이유다. 일본 제약 업계 1위 다케다제약은 지난해 미국의 경쟁업체 나이코메드를 인수했고, 20억 달러 채권을 발행, 단기 대출 조달비용으로 사용했다.
이밖에도 주요 은행들이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외화 채권발행 업무를 올 초부터 시작한 것도 일본 내 외화 채권 시장이 커진 이유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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