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당선인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 정무팀장은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차분하고 조용한 인수위 운영 방침을 암시했다. 지난 17년간 한나라당 부대변인, 캠프 공보특보, 중앙선대위 공보단장 등 '공보맨'으로의 삶을 정리하고 박 당선인의 비서진으로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이 팀장은 이날 인수위 상견례 이후 기자실에 들러 "비서는 귀만 열리고 입이 없다고 그래서 외과수술을 해 입을 없애버렸다"며 "여러분의 애로를 잘 아니까 불가피하게 알려야 할 사안이 있으면 대변인을 통해 최대한으로 궁금해하는 것을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호남 출신인 이 팀장은 지난 2004년부터 박 당선인의 공보 업무를 전담해왔다. 지난해 대선 때는 공보단장으로 구원등판하면서 야권에 맞서 언론전을 진두지휘했다. 박 당선인도 "그의 말은 한번도 (제 생각과) 다른 적이 없다"고 할 만큼 깊은 신뢰를 표시했다.
이제 주전공을 버리고 부전공인 '정무팀장'으로서 그는 어떤 역할을 할까. 이 팀장의 비중은 과거 어느 때보다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측근 출신이 아닌 유일호 비서실장이 인수위의 공약 현실화라는 정책 업무에 신경을 쓰는 만큼, 비서실 정무팀장은 글자 그대로 정치적인 부분에서 박 당선인의 뜻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서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국무총리 인선을 비롯해 박근혜 정부 첫 조각(組閣)이자 청와대 인선이라는 점에서 이 팀장이 인사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팀장이 박 당선인의 정치철학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박근혜 정부 초기 인사에 적극적 역할을 통해 맞춤형 인재를 찾아낼 것이란 기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팀장은 이와 관련, "아직 구체적으로 정무팀장이 어떤 업무를 하는지 알지 못한다"며 "업무 파악이 우선"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현재 이재만 보좌관과 정호성 비서관 등 박 당선인의 최측근들이 비서실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팀장은 인선 과정에서 이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인물로도 평가받고 있다.
박 당선인이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인물들로 구성될 '핵심 중의 핵심' 비서실 정무팀을 그가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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