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당선인은 이날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자신이 처음 주재한 인수위 전체회의 발언을 통해 “아무리 좋은 정책도 부처 간 칸막이 때문에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이쪽저쪽이 따로따로 돈을 들여 정책을 만들면서 세금이 낭비되고 효율성도 낮아지는 것을 경험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정책이 모든 부처 간에 물 흐르듯이 소통이 돼 중복도 안 되고 연계되면서 그 부분에 대해 컨트롤타워가 있어 그것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할 수 있는 정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박 당선인의 이 같은 언급은 일단 대선공약인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정보통신 생태계 전담조직 신설의 관철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과학기술 분야를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선거 기간 과학기술과 정보기술(IT)을 산업 전반에 접목시켜 일자리를 창출하는 개념의 ‘창조경제’를 대선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이런 창조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가칭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 방안을 밝혔다. 창조경제는 부처 간 정보 공유를 기반으로 한다.
정보통신 전담조직이 ‘정보방송통신(ICT)부’와 같은 부 신설 차원이라면 정보통신 분야를 총괄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위기관리실도 컨트롤타워 언급과 관련돼 있다. 박 당선인은 후보 시절 “(현 정부 들어)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약화했다고 하는데 안보 위기에서 관련 부처간 입장차가 노출되지 않았느냐”라며 “일관되고 효율성 있는 위기관리를 위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약에는 언급되지 않은 부총리제 부활도 컨트럴타워 신설에 연관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세계적 경제위기가 빈발하는 상황에서 국가 경제에 미칠 충격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제부문을 총괄할 경제부총리 제도를 부활할 필요성에 따른 것이다.
다만 박 당선인이 공약한 ‘책임총리제’와 상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지적도 있다.
일자리와 복지의 중요성이 증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복지부총리제도를 신설해야 한다는 견해도 박 당선인의 이번 언급으로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대통령 직속으로 복지 컨트롤타워를 설치하는 것이 실효력을 더 높일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박 당선인은 지난 2010년 말부터 ‘복지’ 화두를 제시하면서 정부부처 간 ‘복지 칸막이’를 없애 복지가 국민에게 필요한 만큼 전달될 수 있도록 책임있는 전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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