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테마주 규제 속 ‘안랩 ELW’ 상장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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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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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닥 시총 5위권 진입 시 상장가능<br/>“기초자산 변동폭 크면 손실위험도 높아”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현물시장보다 손실 위험성이 높은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에 대표 정치테마주인‘안랩’이 상장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선 전후 현물시장에서 금융당국이 정치테마주에 대해 전방위 규제에 나서고 있는 것을 무색케하는 대목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안랩을 기초자산으로 한 ‘대신2640콜’이 작년 9월17일 상장돼 오는 22일 만기를 맞는다. 앞서 지난해 8월27일 맥쿼리증권의 안랩 ELW 상장을 포함해 증시에서 두 번 안랩 ELW가 상장됐다.

안랩 ELW가 상장된 이유로는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코스닥시장의 느슨한 ELW 상장 규정이 꼽힌다. 안랩은 유가증권시장 종목이라면 현재 규정상 상장이 불가하지만 코스닥시장 상장 조건에 부합돼 상장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ELW 상장 기준은 비교적 엄격한 편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기초자산이 되는 종목이 코스피 200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100위권 내며 일평균 거래대금이 100억원 이상 돼야 한다. 만일 코스피 100 종목이 아닌 경우라면 최근 3년 사업연도 중 영업손실이 2년간 없어야 한다.

이 조건을 만족하더라도 합병, 유상증자, 매매거래 정지 등 해당 기업 경영상 주가에 영향을 미칠 변동사항이 발생하면 상장이 금지된다. 이와 같은 기준으로 기초자산 설정 가능 종목은 매 분기 교체되고 올해 1분기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전자 포함해 52개 종목만이 상장됐을 뿐이다. ELW 시장 특성상 투자자의 손실 위험을 막기 위해 기초자산의 선정 기준도 까다롭게 적용된 것이다.

반면, 코스닥시장 종목은 단 한 조건만 만족하면 된다. 매월 기준 코스닥 시총 상위 5위권에 포함될 경우 상장이 가능하다.

안랩은 지난해 7월 초 코스닥 시총 5위권 밖에 머물렀지만 당시 안철수 전 대선 후보의 대선 출마 기대감에 시총 5위권 내로 진입하며 상장 조건을 충족했다. 대선 이후 기대감이 소멸되며 이날 기준 안랩 시총 순위는 28위로 밀려났다.

문제는 안랩이 정치테마주라는 점이다. ELW 시장은 기초자산의 주가 변동폭이 클수록 투자할 때 위험도가 더 높아진다. 한 증권사 ELW부서 관계자는 “기초자산 변동 폭이 크면 손실가능성과 수익가능성 모두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안랩 ELW는 정치테마주라는 점에서 일반 종목과 달리 주가 예측이 힘든 상황이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월부터 지난해 12월20일까지 안랩을 포함해 정치테마주 13개 상장 종목은 242거래일동안 평균 22번 상·하한가를 기록했다. 당시 대선 후보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익일 주가 급등락이 나타날 정도로 변동성이 높았다.

더 큰 문제는 현재 거래소 규정에 따라 안랩 ELW 상장주관사는 투자자에게 일반 ELW와 동일한 투자위험 고지만 한 것으로 나타난 점이다. 안랩과 같이 단기간 시총이 급증해 코스닥시장 ELW 상장 조건에 부합한 전례가 없어 거래소도 관련 규정이 없고 주관사도 고지의무가 없는 상황이다.

한편, 대신2640콜로 투자자들이 손실 봤을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콜 종목은 행사가격에 비해 주가가 오르면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는 상품이다. 대신2640콜의 행사가격이 12만5000원이지만 9월 중순 상장 이후 한 달 만인 10월 중순 주가는 6만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체결건수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두 건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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