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 국회로”…정부조직 개편안, 원안대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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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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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법 과정 통해 대폭 수정 가능성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17부3처17청’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대폭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조직 개편이 이뤄지려면 관련법인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라는 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수위가 국회에 제출한 법안을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 심의에 이어 법사위와 본회의 의결이라는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여야는 오는 24일부터 1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를 둘러싼 현격한 입장차로 20일 현재까지 구체적인 의사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

새누리당은 단독으로라도 국회 상임위원회를 가동해 해당 법안에 대한 논의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朴 당선인, 미래부 ‘비대화’·외교부 ‘통상’ 분리 쟁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경우에도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의 ‘비대화’ 문제와 외교통상부의 통상 기능 이관이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직속이었던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미래부 산하로 편입되면서 ‘선수’(원자력 진흥)가 ‘심판’(원자력 규제)을 겸하는 모순이 발생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미래부가 비대해진 마당에 굳이 원안위까지 편입시킬 필요는 없다”면서 “독립적인 규제기구를 통해 원전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하는 결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통상 업무가 확대 개편되는 산업통상자원부(현 지식경제부)로 옮겨지는 외교부는 ‘통상 주체’를 놓고 혼선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 조직 개편을 지휘한 유민봉 국정기획조정 간사는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업무 분장과 관련해서는 따로 발표하겠다”고 전제하면서도 “통상 교섭과 통상 교섭 이후 국내 대책까지 종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께 더 큰 도움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지경부 측은 통상 교섭본부의 통상 정책 및 통상교섭 기능을 모두 가져오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는 반면, 외교부는 교섭권은 자신들이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외교부가 통상교섭권까지 내 줄 경우, 재외공관장 기능이 약화되는 등 외교력의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외교부는 해외 출장을 단축하고 지난 18일 급거 귀국한 김성환 장관이 주재한 회의에서 정부 조직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정책과 교섭 부문으로 나눠서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농림축산부로 개편되는 농림수산식품부와 앞뒤 글자만 바뀌게 된 행정안전부 등도 놓고도 논쟁이 예상된다.

국회 행안위 소속 한 의원은 “박 당선인이 아무리 ‘국민안전 확립’이라는 의지를 담아 행전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바꿨다고 하더라도 부처 이름 하나를 바꾸는 데 수천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묵과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역대 정권서 인수위안(案) 그대로 확정된 적 없어”

역대 정권에서 인수위가 마련한 정부조직 개편안이 그대로 확정된 적은 없었다.

1998년 2월 김대중(DJ) 정부 인수위가 낸 정부조직 개편안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수정됐다. 기획예산처를 신설하려 했으나 무산되고, 대신 기획예산위원회와 재정경제부 산하 예산청 신설로 대체됐다.

해양수산부를 폐지하고 농수산부 산하에 수산청을, 건설교통부 산하에 해운항만청을 각각 신설하는 안을 냈으나 해수부가 그대로 존속됐다. 해양경찰청을 경찰청과 통합하는 안과 대통령 소속 중앙인사위원회 신설안도 무산됐다.

노무현 정부는 2003년 2월 출범 당시 DJ 정부의 정부조직을 그대로 이어받아 인수위가 별도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다.

다만 2005년 2월 정부가 일부 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여성부를 여성가족부로 개편하는 것은 원안대로 처리됐지만 재정경제부, 외교통상부, 행정자치부, 산업자원부에 복수차관제를 도입하는 규정은 삭제됐다. 또 건설교통부를 국토교통부로 이름을 바꾸려 했으나 그대로 유지됐다.

이명박 정부 인수위는 2008년 1월 16일 ‘작고 유능한 정부’라는 기조 하에 당시 18부4처18청인 정부 조직을 13부2처17청으로 바꾸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통일부와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놓고 여야 간 진통은 물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등 첨예한 대립이 벌어졌다.

당시 인수위는 외교통상부와 통일부를 합쳐 외교통일부로 하려 했으나 국회에서 통일부 폐지를 백지화해 그대로 유지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를 합쳐 보건복지여성부를 만들려 했던 것은 여성계의 반발 등으로 여성부는 존치, 가족 기능이 보건복지부로 이양돼 보건복지가족부가 탄생했다. 인수위가 만든 인재과학부라는 명칭은 교육과학기술부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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