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금융사간 전략 공유 및 보안 강화 차원에서 계열사 비중을 높인다는 것이 한화생명 측 설명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2013년 한 해 동안 한화자산운용에 34조6000억원을 한도로 투자일임할 계획이다. 애초 작년에 잡았던 투자일임 한도는 20조원으로 1년 만에 14조6000억원(73.00%)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비해 삼성생명보험, 교보생명보험은 올해 들어서도 계열 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에 대한 투자일임 규모를 각각 작년과 같은 수준인 80조8000억원, 19조7500억원으로 유지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계열 운용사와 투자일임계약 체결 방식 또한 삼성생명이나 교보생명과 차이를 나타냈다.
삼성생명이나 교보생명이 모두 지명경쟁입찰 방식을 따른 반면 한화자산운용은 한화생명에서 상대를 임의 선정하는 수의계약을 통해 35조원에 맞먹는 자산을 맡게 됐다.
한화생명이 계열 운용사에 대한 투자일임 한도를 3대 생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늘린 데 비해 최근 자산총계 증가율은 가장 낮았다.
삼성생명 자산총계는 2011년 말 161조원에서 작년 9월 말 171조원으로 6.21% 증가했다. 비상장인 교보생명은 2011년치 감사보고서상 자산총계 66조원으로 전년 대비 4.76%가 늘었다. 이에 비해 한화생명은 2011년 말 69조원에서 작년 9월 말 72조원으로 4.35%가 늘어 3곳 가운데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계열사에 대한 투자일임 규모가 자산총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한화생명이 48% 이상으로 3대 생보사(삼성생명 47.25%, 교보생명 30.00%) 가운데 가장 높아졌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다른 생보사가 자산운용을 외부(계열사 포함)에 맡기는 비율이 70~80%선인 데 비해 우리는 50% 수준"이라며 "이 비율을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높이는 동시에 금융 계열사간 전략 공유나 보안 유지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투자일임 업체를 바꾸는 과정에서 자산운용 일관성이나 연속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산총계 증가분보다 계열 운용사에 대한 투자일임 증액분이 12조원 가까이 많다"면서 "투자일임업체 변경 과정에서 수수료를 비롯한 비용이 한화생명 고객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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