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태도는 향후 저축률을 낮추고 부채를 키우는 데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금융이해력 측정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금융태도 점수는 3.0점으로 여타 14개국의 평균 3.3점보다 낮았다. 만점은 5점이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돈은 쓰기 위해 있는 것임’이라는 항목은 우리나라가 2.5점으로 여타 14개국 평균 2.8점보다는 낮았다. ‘나는 저축보다 소비에 더 만족감을 느낌’이라는 항목은 14개국 평균 3.2점보다 낮은 3.1점을 기록했다. ‘나는 오늘을 위해 살고 미래는 걱정하지 않음’이라는 항목 역시 14개국 평균 3.7점보다 낮은 3.5점을 기록했다.
이는 모두 여타 국가에 비해 각 항목에 대한 동의 정도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최근 국민들의 금융태도가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하기보다 소비에 중점을 뒀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계층별로는 점수 차이가 미미했다. 다만 연령면에서는 18~29세의 젊은 계층이 2.9점으로, 여타 연령층 평균인 3.1점과 비교해 점수 차가 큰 편이었다.
특히 젊은 계층의 돈에 대한 태도는 2.4점이었으며, 저축과 소비에 대한 선호도는 2.9점으로 중·장년층(0.2~0.3점)에 비해 비교적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한은 커뮤니케이션국 관계자는 “이 같은 금융태도는 향후 저축률과 가계부채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금융태도 점수가 높은 노르웨이(3.6점), 독일(3.4점), 체코(3.4점)의 경우 가계저축률도 각각 8.0%와 11.0% 및 4.2%로 높았다. 반면 한국의 가계저축률은 3.1%로 낮은 편이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 국민들의 금융지식과 금융행위 관련 점수는 여타 국가에 비해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산투자에 대한 이해 등 금융지식 점수는 8점 만점에 5.6점으로 15개국 중 4위를 기록했다. 또한 금융상품을 선택하기 위해 정보를 모으고 예산을 수립하는 등 금융행위의 경우 우리나라 국민들은 9점 만점에 5.6점으로 15개국 중 5위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국민들의 금융이해력에 대한 총 평가점수는 14.2점으로 15개국 가운데 중위권을 기록했다. 순위로는 체코와 함께 공동 7위다.
부문별로는 금융지식과 금융행위가 각각 4위와 5위로 중상위권이었으나, 금융태도는 13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아울러 대도시에 사는 고소득고학력의 금융이해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군지역 등의 저소득저학력 계층일수록 이해력이 떨어졌다.
청·장년층보다는 중년층의 이해력이 높았고, 자영업자보다는 급여소득자의 이해력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14.3점과 여성이 14.2점으로 격차가 미미했다. 다만 여성의 경우 여타 국가(13.7)에 비해 우리나라 여성의 금융이해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은은 이 같은 결과를 두고 △금융에 대한 기본교육 강화 △바람직한 금융태도 형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강화 △금융포용을 위한 정책적 노력 지속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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