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년 한국예탁결제원 고졸 공채 신입사원 이소라(20·여)씨가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예탁원이 고졸 출신을 정규직원으로 채용한 것은 23년 만에 처음이다. |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부서에서 가장 나이 어린 직원과 14살가량 차이나요. 아직 미성년자라 회식자리에선 술 대신 사이다를 주시죠. 꾸준한 노력을 통해 조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지난해 6월 금융권 공공기관 한국예탁결제원에 공채로 입사한 이소라(20·여)씨는 아직 소녀티를 벗지 못하고 앞으로 포부에 대해 수줍게 말했다.
예탁원은 작년 정부의 공공기관 고졸채용 확대 정책에 발맞춰 23년 만에 처음으로 고졸 출신을 정규 직원으로 채용했다. 대졸자 가운데서도 높은 연봉으로 ‘신의직장’으로 불리는 예탁원에 고졸 신분으로 당당하게 입사한 4명의 신입직원은 현재 각 부서로 흩어져 담당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씨 역시 그 가운데 한 명으로 재무회계부 회계팀에 소속돼 있다.
예탁원 고졸 신입사원들에게 고등학교 졸업 후 입사는 단지 성적 미달로 어쩔 수 없었던 도피처가 아닌 치열한 경쟁 끝에 얻은 또 다른 길이었다. 올해 입사한 고졸 신입 4명 전원 모두 전교 1등의 우수한 성적을 가졌고, 25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20대 때 대학 캠퍼스의 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대학 진학 후 1·2년만 지나면 취업 준비를 해야 한다”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한 것은 짧게 끝날 꿈 대신 현실적 커리어를 선택한 것”이라고 입사 동기를 밝혔다.
그는 “처음 상업계열 특성화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유도 졸업 후 바로 금융권 취업을 염두에 두고 내린 결정”이라며 “고교 3년 동안 취업에 ‘올인’했고, 그 과정에서 회계와 증권 관련 각종 자격증을 땄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어려서부터 회계사의 꿈을 안고 있었고, 그 꿈은 입사 6개월이 지난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내년 즈음 대학에 진학하고,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회계사 시험도 도전할 예정이다.
그는 “1시간쯤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 그날 해야 할 일과 이메일, 퇴근 후 일정까지 꼼꼼히 계획을 짠다”며 “퇴근 후에도 1시간씩 매일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데 일단 영어 점수 기준을 맞춰두고 회계사 시험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뜻을 내비췄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이 씨는 자신이 입사하고 싶은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에 맞춰 입사 시험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 씨는 “금융권 취업을 준비할 때 각 증권사나 보험사 등에 직접 전화해 인터뷰 약속을 잡고 그 기업에 찾아가 입사 준비사항과 회사 관련 내용을 파악했다”며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각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염두에 두고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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