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진정 기미… 증시 상승 할까?

  • 무제한 양적완화 1년 연기<br/>엔화 약세 단기 진정 전망<br/>"내수주 관심 높여야"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된 엔화 약세가 주춤해지면서, 한국 증시가 한숨을 돌렸다.

증시가 엔화약세 공포에서 벗어나 과연 상승기조로 돌아설지가 최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환율에 민감한 자동차 종목을 중심으로 수출주가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18일 국제 외환시장에서 장중 90엔 이상에 거래돼, 2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엔·달러 환율은 23일 88엔 대로 떨어졌다. 일본중앙은행(BOJ)이 22일 끝난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시행 시기를 내년으로 1년 연장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또 내년부터 매월 13조 엔 규모의 자산 매입을 하더라도, 기존 자산의 만기 도래로 실질적으로 증가하는 자산은 10조 엔 정도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엔화 약세를 막았다. 시장에 풀릴 엔화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삼성증권 임수균 연구원은 "작년 10월부터 가파르게 전개된 엔화 약세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며 "엔·달러 환율은 향후 85~90엔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저를 등에 업고 상승하던 일본 증시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화투자증권 박성현 연구원은 "일본의 양적완화 연기 이후 엔화 약세 수혜주로 꼽히던 도요타자동차와 캐논 등의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엔화 약세가 주춤함에 따라 수출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의 상승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동양증권 김지현 연구원은 "최근 엔화의 급격한 약세로 인해 국내증시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며 "엔화 약세 진정은 수출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원·달러 환율 하락과 엔화 약세 영향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였던 자동차주는 일본의 양적완화가 1년 연기됐다는 소식에 일제히 반등했다.

현대자동차는 22일 1.90%(4000원) 오른데 이어, 23일에도 1.63% 상승하며 2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대모비스도 지난 18일 26만500원에서 23일 27만2000원으로 뛰었다. 기아차는 22일 1.69% 올랐으나 23일에는 0.18% 떨어졌다.

박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이 단기 고점에 도달했다는 가능성이 높아 상황에서 자동차와 IT 수출주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엔화 약세는 중장기적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환율에 민감한 수출주보다는 내수주가 더욱 유망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임 연구원은 "환율 이슈에 노출된 대형 수출주 보다는 내수 경기 회복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며 "특히 박근혜 정부가 원화 강세를 일정 부분 용인하면서 내수 부양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증시의 무게중심이 수출주에서 내수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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