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주요 은행들이 30개에 육박하는 해외영업점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에도 그 이상의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해외은행들과 체결한 양해각서(MOU)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수 있고, M&A도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기사 5면>
지난해 국민은행은 △인도 뭄바이사무소 △일본 오사카 지점 △중국 현지법인 및 북경지점을 열었고, 우리은행은 △중국 성도 분행 △인도 첸나이지점 △브라질 법인 등을 설립했다. 신한은행은 △중국 북경 왕징 지행·심천 분행 △일본 나고야 지점 등을 열었다.
하나은행은 무려 10여곳에 지점 및 사무소를 개설했고, 외환은행은 △중국 대련개발구 지행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지점, 기업은행은 △중국 우한 분행 △인도 뉴델리 사무소를 개설했다.
올해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새 정부 출범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화될 전망이어서 은행들의 해외시장 공략은 더욱 활기를 띌 전망이다. 단지 해외 영업점을 늘리는 수준이 아니다.
국민은행의 경우 성장세가 뚜렷한 지역에서 적절한 규모의 M&A내지 지분투자를 적극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M&A를 계획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2015년까지 해외자산 및 수익비중 10% 달성을 위해 해외 금융사 M&A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 2015년까지 글로벌부문에서 은행 전체수익의 10%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외환은행은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을 개척하며, 기업은행은 지난해 11개 해외은행과 체결한 MOU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출범 2년차를 맞는 농협금융지주 측은 "국내외 기관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해외 인프라사업 투자 등 협력금융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전망은 밝다. 특히 신흥시장으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는 게 긍정적이다. 국제금융협회가 30개 신흥국을 분석한 결과 올해 이 국가들에 유입될 민간자금은 1조1180억 달러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3.5% 증가한 규모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산업팀 연구위원은 친숙한 아시아지역으로 글로벌 자금이 몰리는 것은 국내 은행들에 기회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정 연구위원은 "그러나 현지은행들을 이길 수 있을만큼 경쟁력을 갖췄느냐가 중요하다"며 "외국계 은행들이 국내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교훈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외에서는 국내와 다른 금융규제와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얽힐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상빈 한양대학교 파이낸스 경영학과 교수는 "새 정부가 강조하는 서민금융은 은행 업무의 본질과 거리가 있다"며 "사회적 책임과 함께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청사진도 제공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은행들이 국내에서도 보다 폭넓게 영업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