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사장 칼 빼들었다…KEPCO 감독 전격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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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1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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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전력 6월 대규모 조직 개편 신호탄?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마침내 서슬퍼런 칼날을 빼들었다.

11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19연패의 수렁에 빠진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KEPCO)은 설날인 10일 신춘삼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이재구 선임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했다.

이에 따라 한전 배구단은 올 시즌 잔여경기를 이재구 감독대행 체제로 치르게 됐다.

한전 측은 “최근 계속된 연패의 책임이 전적으로 신춘삼 감독에게 있지는 않지만 더는 배구팬과 한전 직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수 없어 불가피하게 시즌 중 감독경질이라는 카드를 꺼내게 됐다”고 경질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시즌 한전 지휘봉을 잡은 신춘삼 감독은 팀을 창단 이래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초 경기조작 파문으로 주전급 선수 4명이 영구 제명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후 신 감독은 새 얼굴을 여럿 영입해 전력을 새로 꾸렸으나 결국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올 시즌 1승 21패 승점 4점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긴 채 중도 퇴임하게 됐다.

신 감독의 중도 퇴진은 예고된 상황이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식에서 "한전에 배구단이 있는데, 왜 매일 지는가"라고 반문한 뒤 "회사 지원이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정신적인 문제에 있다. 왜 우리 배구단이 매번 패하는지 우리가 한번 생각해볼 문제"라고 큰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이후 조 사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전 배구단의 부진한 성적을 지적하며 리빌딩에 큰 고민을 드러냈다. 지난달 말 취임 40일을 맞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한전 배구단의 연패사슬을 끊을 비책이 무엇일까 얘기를 나누다가 모 배구 전문기자가 한전 배구단의 재건을 위한 컨설팅을 해주겠다고 나서더라"라며 대책을 숙의하고 있음을 내비췄다.

신 감독의 경질로 한전 배구단의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한 감독과 코치 등 스태프와 선수단 개편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 관계자는 "시즌이 끝난 후 지도자로서의 역량, 대외 이미지, 배구계 안팎의 평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라며 "배구단 구단주인 조환익 사장은 오는 5월 FA 적극 참여 등 우수선수 확보를 통해 프로단 활성화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배구단 감독의 경질로 한전 안팎에서는 오는 6월로 예정된 조직 개편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취임과 함께 직원과의 소통과 합리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강조해 온 조 사장이지만 비효율적인 한전 조직에 중폭 이상의 메스를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조직 개편과 관련해 "아직은 업무파악이 덜 됐고 조직 업무의 연속성 등을 고려해 조직 개편을 6~7월로 미뤄놓은 상태"라며 경영 구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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