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과 웅진그룹은 2015년까지 웅진에너지를 매각할 계획이다. 웅진에너지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태양광용 단결정 잉곳·웨이퍼 생산업체이다. 중국의 경쟁사들이 정확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비교는 어렵지만 웅진에너지의 연간 잉곳 생산력은 1GW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사실상 중국을 제외하면 단결정에서는 국내 웅진에너지와 넥솔론만이 손꼽힌다.
일반적인 다결정 방식에 비해 단결정은 효율성이 높아 보다 고품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또 기술 개발이 어렵고 초기투자비용도 많이 들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대신 제품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웅진에너지를 탐낼 만한 곳으로는 우선 LG가 지목된다. LG전자가 웅진에너지의 주요 고객사 중 한곳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국내외 태양광 설치시장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원료업체인 웅진에너지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노려볼 만하다. 지금은 잠정 보류하고 있는 LG화학의 폴리실리콘까지 합세하면 전 밸류체인의 수직계열화를 구축할 수도 있다.
태양광 인수합병 시장의 큰손인 한화도 빠질 수 없다. 한화는 한화솔라원과 큐셀 등 대규모 인수를 통해 글로벌 선두까지 급가속 중이다. 물론 이미 잉곳·웨이퍼를 생산하지만 단결정은 없다. 반면 중국의 경쟁사들은 다결정과 단결정을 병행하고 있어, 한화도 웅진에너지를 인수해 단결정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다만, 최근 삼성SDI가 박막형 태양전지를 제외한 나머지 태양광 사업을 철수한다는 소문이 나돈다. 하지만 삼성정밀화학은 기존의 폴리실리콘 계획에 변함이 없다. 향후 폴리실리콘 판매처를 고려하면 전방업체인 웅진에너지가 삼성의 전략수에 포함될 가능성을 전면 배제할 수는 없다.
해외에서는 미국의 선파워를 비롯해 중국, 대만 업체 등 인수전에 참여할 만한 업체들이 더욱 많다.
한 시장 전문가는 “태양광이 갈수록 고효율 추세에 있으니 단결정의 고효율 제품을 만드는 웅진에너지가 메리트가 있다”며 “웅진에너지는 웨이퍼도 다이아몬드 소잉 방식으로, 일반적인 슬러리와이어리스 방식에 비해 더 정밀한 공법을 구축했다. 지금은 비용부담이 크지만 태양광 수급이 균형을 찾는 시점에 강점을 나타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기적으로 볼 때 투자 메리트가 높다는 얘기다.
한편 채권단이 웅진에너지 매각 계획을 2015년까지로 설정한 것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는 태양광 불황이 극심해 웅진에너지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제값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태양광 회복 시기는 내년 상반기 이후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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