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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패트롤> '정글의 법칙'과 재벌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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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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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직장인들이 가장 즐겨보는 TV 예능 프로그램이 SBS의 '정글의 법칙'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유는 간단했다.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동안 많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얇아진 지갑과 실업의 공포 때문에 심란한 직장인들에게 예능 프로그램은 잠시 잊고 있었던 웃음을 되찾게 해주는 활력소였다.

그러나 최근 정글의 법칙은 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비난 여론에 몸살을 앓고 있다. '리얼'을 표방하며 연기자들이 찾았던 지구촌 곳곳의 오지들이 사실은 수백 달러의 비용을 지불하면 언제든지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곳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상당한 수준인 듯하다. 앞으로 정글의 법칙이 일상에 찌든 직장인들에게 웃음 대신 분노를 안겨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지울 수 없다.

정글의 법칙이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것은 리얼의 기준에 대한 대중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어디까지가 진정이고 어디까지가 설정인지에 대한 감시가 철저해졌다는 얘기다.

리얼을 가장한 거짓들이 판치고 있는 사회에서 진정성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래서 열렬히 환호했던 정글의 법칙에도 속임수가 숨어 있었다는 사실에 대중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 대목에서 긴장해야 할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서민경제 활성화와 재벌개혁을 기치로 내걸어 대권을 움켜쥐는 데 성공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그 주변 인물들, 그리고 개혁의 대상으로 낙인 찍혀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재벌들이다.

지난 반 년 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10대 재벌 중 2명이 법정구속을 당했으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다수의 재벌들도 다양한 이유로 재판에 회부된 상태다.

특히 이달 초 최태원 회장의 법정구속은 재벌에 대한 봐주기식 재판을 더 이상 반복하지 않겠다는 새 정부와 사법부의 의지가 담긴 결정이었다. 최 회장의 구속 장면은 전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야말로 리얼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새 정부와 재계는 리얼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사회적 잣대가 과거보다 훨씬 엄격해졌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예전처럼 특별사면 등을 통한 물타기가 반복된다면 정부도 재계도 정글의 법칙과 같이 심판대 위에 설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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