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한국의 노인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1인 노인 세대가 늘어나면서 한국의 노인 자살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8월7일 경남 거제시청 앞 화단에서 "기초생활지원금 지급이 중단돼 원망스럽다"는 유서를 남기고 음독자살한 이모(78.여)씨의 사례를 들어 노인 자살 문제를 다뤘다. 당시 이씨는 무직이었던 사위가 직장을 얻게 돼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제외되자 생활고를 비관, 목숨을 끊었다.
이 신문은 이씨의 죽음이 최근 몇 년 새 노인 자살률이 4배 이상 치솟은 한국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족 간 유대를 중시해왔던 한국인의 가치관이 고도의 경제성장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소멸돼가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
부모는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는 생각 속에 평생을 일해왔으며 자식 교육을 위해서는 재산을 털어가면서까지 희생했지만 자식 세대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 부모들의 터전인 농촌을 벗어나 도시로 옮겨 노부모 부양을 소홀히 해왔다고 꼬집었다.
특히 한국정부가 1988년 노인부양 등을 위해 국민연금, 기초생활지원제도 등의 복지정책을 내놨지만 지원 규모가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며 노인 인구의 40% 정도만 연금 혜택을 받아 문제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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