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사에서 자원관은 국내 미기록 식물인 '양박하'와 멸종위기 Ⅱ급인 '매화마름'이 백령도에 자생하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다.
'양박하'는 유럽과 아시아에 넓게 분포하는 꿀풀과(科)의 식물로서 백령도 용기포항 주변의 임도에서 10여개체가 생육하는 것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매화마름'은 주로 서해안 지역의 논에서 대규모 군락을 이루며 자라는 멸종위기 Ⅱ급 식물로서 백령도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멸종위기 Ⅱ급 '대청부채'를 비롯해 '뇌성목', '실부추' 등 국내에서는 백령도와 인근 도서에서만 발견되는 희귀종을 다수 확인했다.
이가운데 뇌성목은 국내에서는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에서만 자생하는 남방계 희귀식물이다. 콩돌해변과 가을리 일대에서 100여개체가 자생하고 있었다.
이번에 백령도에서 확인된 자생식물은 총 732종류로, 한반도 자생식물 종(種) 수의 약 17%에 해당한다. 이는 식물종 다양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진 울릉도, 가거도, 흑산도 등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치다.
이에 대해 자원관 관계자는 "백령도가 기후와 지리적 위치 등으로 인해 많은 자생종의 북한계 또는 남한계 생육지로서 이들이 공존하는 식물지리학적으로 중요한 서식지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서해 난류의 영향으로 겨울철 최저기온이 같은 위도의 내륙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에 많은 남방계 식물의 생육도 가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학술적 조사가 이뤄져 있지 않은 서해와 남해안의 벽지도서에 대한 생물상적 기초조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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