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형 조선사들이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잇따라 상선 수주에 성공하면서 수요 확대의 기미를 보인데 이어 최저점을 기록하며 바닥세를 면치 못하던 발틱운임지수도 상승세로 돌아선데 따른 것이다.
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원자재와 곡물을 주로 실어 나르는 벌크선의 시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가 3월 들어 반등의 기미를 모이면서 4일 현재 789.0까지 올라갔다.
지난 1월 최저점인 698.0을 기록한 이후 반짝 반등했다가 하락세를 이어왔던 발틱운임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1개월여 만이다.
발틱운임지수의 상승은 전체 경기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원자재의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폐선 선박량이 5900만DWT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올 초부터 상선발주가 증가하고 있는 것 역시 해운업계에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폐선의 증가는 해운업 불황에 따라 운항하지 못하는 선박들의 유지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기는 하나, 폐선 선박량은 지난 2010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오면서 지난해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만큼 이제는 발주 수요 증가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노르웨이 투자은행인 파레토 시큐리티즈는 올해 벌크선 수요 증가율이 공급 증가율 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했고, 올해 벌크선 가용률 역시 지난해 86.2%보다 높은 87%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며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전체 폐선량 5900DWT중 벌크선만 절반이 넘는 3700만DWT를 차지한 것 역시 올해 벌크선 시황 개선의 이유로 꼽힌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1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700만DWT 규모 선박 95척으로 이 중 벌크선이 34척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 최대 벌크선 해운사인 STX팬오션 관계자는 “지난해 해운업이 워낙 어려웠던 만큼 올해 해운시장은 전년보다는 좋아질 것으로 본다”며 “다만 이 시기에 벌크선 운임지수가 좋아지는 것은 연중 주기로 봤을 때 5월부터 시작되는 곡물 출하기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고 글로벌 경기가 아직 불확실한 만큼 점진적으로 시장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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