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시장 '꿈틀'…'바닥론'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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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0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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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가 올라도 찾는 사람 많아<br/>실제 거래가도 상승세… 일부 단지 연초보다 최고 6000만원↑

아주경제 김현철·권경렬 기자="지난 1월에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더니 지난달부터는 매수세가 조금씩 붙어 현재 17건 정도 계약이 이뤄졌어요. 요즘은 한 주에 5건씩 거래가 됩니다." (서울 잠실 주공5단지 '좋은사람부동산' 황선경 대표)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거래시장에 매수세가 붙으면서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오른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에도 찾는 사람이 많아 실제 거래가도 상승하는 분위기다.

5일 강남권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줄곧 하락하던 이 지역 재건축 아파트값이 최근 들어 오름세를 타고 있다. 매매 거래도 부쩍 늘었다.

매수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다. 인근 좋은사람부동산 황 대표는 "이 아파트 전용면적 110㎡는 올해 초보다 2000만~3000만원 올라 9억20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대치동과 강동구 둔촌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도 마찬가지다. 연초보다 2000만~3000만원 오른 상태에서 팔려나가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77㎡(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1월 6억95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급매물 소진 이후 최근 오름세로 돌아섰다. 현재는 7억3000만원이 최저 가격이다.

인근 에덴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며 "매수세가 붙기 시작하자 집주인들이 호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개포동 개포 주공3단지는 지난 1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서 호가가 5000만~6000만원가량 상승했다. 요즘 주공3단지 36㎡는 5억7000만원, 주공1단지 35㎡는 5억8000만~9000만원 선을 호가한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싼 물건은 모두 새 주인을 찾은 상태"라며 "매물이 많지 않다 보니 오른 가격에도 사겠다는 대기 수요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최근 종상향을 포함한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통과된 강동구 둔촌 주공단지도 올해 들어 5000만원 정도 호가가 올랐다. 이 아파트 73㎡ 매매가는 현재 6억8000만원 선이다.

인근 대일공인 강성근 대표는 "지난달에만 둔촌 주공단지에서 총 23건이 거래됐다"며 "봄 이사철을 앞두고 집값 바닥 얘기가 나돌고 있어 추격 매수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통계상으로도 알 수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2720건으로 1월의 1179건을 웃돌았다. 재건축 수요가 몰리는 강남구 거래량은 251건으로 1월(112건)의 배가 넘는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도 상승세다. 닥터아파트 조사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03% 올랐다. 월간 변동률로 서울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지난 2011년 2월(0.15%) 이후 24개월 만이다.

시장에서는 호가 상승에도 거래가 늘어나자 집값 바닥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떨어질 대로 떨어진 집값이 이제는 바닥을 찍고 다시 오를 수 있는 시점에 와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관건은 새 정부가 내놓을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다. 자칫 부동산시장이 대책 내용에 실망감을 드러낼 경우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추격 매수세가 따라 붙으려면 새 정부의 규제 완화 대책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는데 법안의 국회 통과가 늦어져 답답한 상황"이라며 "만약 여러 가지 부동산 정책들이 빨리 정리되지 못하면 주택시장은 또다시 침체 상태에 빠져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정부의 대책이 언제 나오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지금처럼 주춤거리면 기존 매물만 소화된 채 시장은 제자리걸음만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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