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비상시국’ 국정운영체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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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0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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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주진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정부조직 개편안의 처리 지연에 따른 국정 공백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해 각 부 차관과 실·국장 등을 중심으로 비상국정운영체제를 운영할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3월 국회 상황을 지켜보며 일단 장관이 결정해야 할 예산집행 등은 제외하더라도 시급한 국정현안은 각 부 차관 중심으로 집행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장관 후보자 7명에 대한 임명도 '정부조직법 처리 이후 일괄임명' 원칙을 내세우며 보류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비상시국'으로 스스로 규정할 만큼 현 상황이 급박한데도 야당을 압박하기 위해 장관 임명을 보류하면서까지 국정 공백을 초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각 부처 차관을 중심으로 비상체제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것은 이 같은 비판을 피하면서 '식물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차관들은 부처 내부 승진 케이스가 많은 만큼, 이들의 전문성을 활용한다면 국정에 큰 공백이 안 생길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청와대 각 수석실이 부처를 1대 1로 책임지고 현안을 챙기도록 해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차관회의를 중심으로 국정을 이끌도록 하되 청와대가 국정운영 컨트롤타워로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이끌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6일 허태열 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 브리핑을 통해 "일일 상황점검회의를 당분간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형태로 매일 개최하기로 했다"면서 "매일 오전 8시 비서실장, 수석대변인 전원, 대변인이 참석한 가운데 일일 국정상황을 치밀하게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은 총리실로부터 각 부처 상황 종합자료를 받아 재점검한 뒤 매일 비서실장 주재 수석회의에 보고하고, 각 부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할 경우 각 부처 기조실장으로 구성된 국정과제 전략협의회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윤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변인은 "총리실은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국정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력 대응하기로 했고, 청와대는 일일상황을 보고받아 종합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수차례 공언해온 책임총리제가 이번 비상국정운영체제를 계기로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청와대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데 국한하고, 부처가 신경쓰지 못하는 장기적인 국정과제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구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정부조직 개편안이 국회에서 처리되기 전까지는 이 같은 비상국정운영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3월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이 처리되더라도 향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인사청문회가 남아 있어 정상적인 국정운영은 4월 초가 넘어야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정운영의 첫 단추인 각 부처의 업무보고도 4월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노무현·이명박 정부는 3월 10일부터 부처 업무보고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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