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3월 국회 단독 소집…여야 대치 속 '민생 죽이기'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새누리당이 단독으로 소집한 3월 임시국회가 8일부터 열리지만 파행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여야가 핵심사안인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의사일정 합의도 못하고 있다.

7일 국회 등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지난 5일 2월 임시국회 종료와 동시에 3월 국회 소집 요청서를 단독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임시국회 소집 없이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국회를 열자고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 신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당초 민주당이 3월 임시국회 공동소집에 동의했는데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며 "정부조직법 개정안 말고도 다른 민생법안도 있어 부득이하게 단독으로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임시회가 열리지 않는 3월에 왜 국회를 소집하는지 모르겠다"며 "새누리당이 선거법 위반으로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김영주 의원을 감싸기 위해 방탄국회를 하자고 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날도 여야는 공식적인 접촉을 일체 중단한 채 언론 인터뷰나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정부 조직 개편과 관련한 자기들의 목소리만 내면서 공방을 이어갔다.

새누리당은 전날 민주당이 제안한 언론인사청문회 실시 등 선결조건과 관련해 정부조직법 개정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논리를 폈고 이에 맞서 민주당은 청와대를 표적으로 삼아 국회를 존중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따라 8일 소집되는 3월 임시국회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의사일정 합의가 없으면 안건 상정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요 민생·경제 법안이 줄줄이 계류되는 것이다. 여야의 지루한 정부 조직 개편 싸움에 경기활성화와 민생경제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부동산 경기 활성화 관련 법안이 잠자고 있다.

주택취득세 감면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지방세 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지난달 20일 여야 합의로 국회 행정안전위를 통과했다.

그러나 본회의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법제사법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새누리당은 야당 소속 법사위원장이 법안 상정을 미루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고 민주당은 여당 측의 법안 처리 준비가 부족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여야가 경쟁을 벌이며 입법하겠다던 경제민주화 법안도 처리되지 못했다.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방지하기 위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방안,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는 법안, 프랜차이즈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은 정무위에 묶여 있다.

또 영·유아 보육비의 국고보조율 인상,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 정년 60세 관련법안 등은 2월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여야 모두 민생을 외치고 생활정치를 외치고 있지만 민생 관련 법안 마련이나 처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야 간 정치적 타협을 하는 통 큰 정치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