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강 신임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
중국 현지 언론매체 보도에 따르면 17일 증감회 내부 회의를 통해 궈수칭의 뒤를 이어 중국은행(BOC) 샤오강(肖鋼) 회장을 증감회 주석에 임명했다.
1958년생 후난성 창사 출신으로 올해 54세인 샤오강은 은행 계통에 잔뼈가 굵은 금융계 소장파로 잘 알려져 있다. 중국 인민대에서 법학으로 석사까지 마친 뒤 1981년부터 20여년을 인민은행에 몸담으며 부행장, 통화정책위원을 담당해왔다. 2003년부터는 중국은행 회장으로 임명돼 중국 5대 국유은행 중 최초로 증시 상장을 성공시켰으며, 리스크 관리 시스템 개혁 등 각종 개혁조치를 단행하고 중국은행의 글로벌화에 주력해왔다. 최근엔 차이나데일리에 중국 그림자금융의 리스크 위험성을 경고하는 컬럼을 발표해 업계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샤오강은 전임자인 궈수칭(郭樹淸)이 추진했던 각종 정책을 연속성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중국 증시나 자본시장 개혁에 관한 그의 정책 비전이 덜 알려져 있어 그가 향후 ‘개혁파’ 궈수칭의 뒤를 이어 증시 개혁을 이어나갈 지에 대해선 엇갈린 평이 나온다. 리스크 관리에 엄격하고 '모범생' 스타일인 샤오강이 증감회 주석에 임명되면서 최근 들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영업에 대한 조치를 대폭 완화하고 있는 증감회의 태도에 어떠한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로 위안푸(元富)증권의 레이니 위안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을 통해“샤오강의 중국은행 회장 재임 당시 취한 조치들은 다른 은행에 비해 ‘꽤 보수적’이었다”고 평했다. 그는 “다른 은행이 당국의 규제책에 대응할 각종 새로운 대책을 내놓을 때 중국은행은 보수적이고 모범적인 태도를 취하며 비판의 여지를 아예 만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경제전문가 허우닝(侯寧)은 “샤오강은 리스크 관리에 대한 이해가 높다”며 “증감회 주석이 되면 궈수칭의 정책을 이어나갈 것인 만큼 시장에서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신위 필립증권 애널리스트도 “샤오강은 젊고 실용적인 사람”이라며 “그가 개혁조치를 이어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그 동안 증시에 만연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혁을 추진해온 궈수칭은 산둥성 성장에 임명될 것으로 관측됐다.
궈수칭은 지난 17개월 간의 증감회 주석 재임 기간 상장사 배당, 불량 상장사 퇴출, 시장 내부거래 억제, 정보투명성 요구, 상장사 지배구조 불투명 문제 해소, 기업공개(IPO) 관리감독 강화, 장기자금 증시유입 등 각종 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내걸어 중국 증시 투자자와 학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중국 천즈우(陳志武) 경제학자는 “궈수칭이 재임한 1년여 동안 중국 금융시장 환경이 개선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며 “그의 재임기간은 짧았지만 미친 영향력은 엄청났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앞서 로이터 통신은 궈 주석이 내놓은 각종 증시 개혁조치가 일부 기득권층의 불만을 샀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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