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시 루이스가 2011년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투어 첫 승을 올린 후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캐디 트래비스 윌슨, 루이스, 어머니, 아버지. [골프위크]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세계여자골프에서 청야니(대만)의 2년 아성을 깬 선수는 최나연(SK텔레콤)이나 박인비가 아니었다. 미국의 스테이시 루이스(28)다.
루이스는 18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GC(파72)에서 끝난 미국LPGA투어 RR 도넬리 LPGA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달러)에서 4라운드합계 23언더파 265타(66·65·68·64)를 기록, 전날 선두 미야자토 아이(일본)을 3타차로 따돌리고 역전우승을 거뒀다. 2주전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 이어 시즌 2승, 투어 통산 7승째다. 우승상금은 22만5000달러(약 2억5000만원)다.
전날까지 4타차 열세를 만회하고 역전우승한 루이스는 생애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겹경사를 맞았다. 루이스는 2011년2월14일 이후 지난주까지 2년1개월(109주)동안 랭킹 1위를 지킨 청야니를 제치고 새 ‘골프 여왕’이 됐다. 여자골프 세계랭킹제도가 도입된 2006년 이래 미국 선수가 1위에 오른 것은 크리스티 커(2010년)에 이어 루이스가 둘째다. 루이스는 아니카 소렌스탐-로레나 오초아-신지애-미야자토-커-청야니의 뒤를 이어 1인자 자리에 올랐다.
루이스의 우승은 신체적 불리함, 3라운드 때의 페널티 등을 딛고 이룬 것이어서 더 빛났다. 그는 11세때 허리뼈가 휘는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았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척추교정기를 달고다니다가 척추에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았다. 그 바람에 대학에 진학한 첫 해에는 대회에 나서지도 못했다. 허리 통증에도 불구하고 2005년 다시 골프를 시작했고 이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금도 그의 척추에는 철심이 박혔다.
2008년 미LPGA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에서 수석합격하며 그 이듬해 투어멤버가 된 그는 2011년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올리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4승으로 올해의 선수상을 받으며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 대회 3라운드에서는 캐디 잘못으로 2타를 잃은 불운을 당했다. 16번홀(파4·길이307야드) 페어웨이 벙커에서 그가 샷을 하기 전에 캐디가 모래 상태를 테스트하는 바람에 2벌타를 받은 것이다. 선두 미야자토와 간격이 4타로 벌어지면서 우승이 힘겨워보였다. 다혈질인 그는 그러나 최종일 마인드 컨트롤에 성공하면서 버디 9개를 몰아잡고 역전에 성공했다.
루이스가 2타를 잃은 16번홀에서 미야자토는 공교롭게도 더블보기를 하며 희비가 갈렸다. 미야자토는 최종일 15번홀까지 1타차 선두였다. 16번홀 티샷도 페어웨이 복판에 잘 떨어졌다. 그러나 피칭웨지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언덕을 맞고 덤불속으로 들어가면서 불행이 시작됐다. 언플레이어블 볼 처리를 하고 드롭한 후 친 네 번째 샷은 그린 에지에 머물렀고 그곳에서 2타가 더 소요돼 6타를 치고 말았다.
국산 볼을 쓰는 선수로는 최초로 우승을 노렸던 이지영(볼빅)은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공동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신지애(미래에셋)는 공동 13위, 박인비는 25위, 최나연과 유소연(하나금융그룹)은 29위, 청야니는 59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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