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이라크전으로 미국이 매우 많은 인적ㆍ재산 피해를 입었지만 과연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전쟁이었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라크전으로 9ㆍ11 테러 등을 일으킨 극단적 테러조직이 약화됐고 최근 중동의 ‘아랍의 봄’을 있게 한 계기도 마련됐다는 등의 긍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툴시 가바드(민주, 하와이) 하원의원은 이라크전에 대해 “승리는 아직 확실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라크전에서는 계산착오가 있었다. 이라크전이 목숨을 잃은 생명들에게 그만한 가치가 있었느냐? 그곳에 쏟아 부은 수조달러 만큼의 가치가 있었으냐?”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외교협회(CFR) 리처드 하스 회장은 지난 14일 이라크전 발발 10주년을 맞아 CFR이 특집으로 준비한 인터뷰에서 “미국인의 피와 재산을 그럴만한 가치가 없는 전쟁에 엄청나게 쏟아붰다”고 비판했다.
이에 반해 역시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톰 코튼(공화, 아칸소) 하원의원은 17일 “이라크에서 성과를 이룬 참전용사들이 있는 만큼 우리는 이를 축하해야 한다”며 “이들의 성과는 앞으로 수십년에 걸쳐 미국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국방장관으로 있었던 로버트 게이츠 전 장관은 “이라크전에 대한 많은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없는 상태다. 앞으로 10∼15년간 이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면서도 “이라크가 걸프만의 안정적인 국가가 되면 ‘아랍의 봄’의 촉발제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국민들은 내 형이 보여준 결단력을 존경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보다는 앞으로 역사가 더 객관적으로 전쟁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이라크전에 대한 평가는 전잴 발발 10년이 지나도록 엇갈리고 있지만 이라크전으로 많은 생명이 희생됐고 미국의 재정상황이 악화됐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2003년 3월 20일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후 2011년 12월 18일 미군이 완전 철수할 때까지 이라크인 18만여명과 미국인(주로 미군) 4488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백악관관리예산처에 따르면 미국 국방비 지출액은 2002년 3484억5600만 달러에서 2003년 4047억4400만 달러로 늘었고 2011년에는 7056억25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2000년 2362억41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기도 하고 2002년에는 1577억5800만 달러에 머물렀던 재정적자 규모는 2003년 3775억8500만 달러로, 2011년 1조2995억9500만 달러로 급증했다.
브라운대 산하 왓슨국제문제연구소(WIIS)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이라크전 비용이 참전용사들에 대한 보상금 4900억 달러를 빼고도 모두 1조 달러가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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