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달러 적자서 197억달러 흑자…車 부품 수출, 20년 새 '50배' 늘었다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1992년 5억 달러 적자에서 2012년 197억 달러 흑자.”

우리나라 자동차부품 수출액이 20년 사이 50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에 이어 자동차부품이 한국 수출을 주도하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26일 한국무역협회 품목별 수출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46억 달러, 무역흑자는 197억 달러를 각각 기록하며 나란히 3년 연속 사상 최고액을 경신했다.

수출액은 한국무역협회가 주요 품목별 공식 수출입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7년 1100만 달러보다 2240배 가량 늘었다.

무역수지는 1억1400만 달러 적자에서 대규모 흑자로 환골탈태했다. 지난해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011년 한해동안 우리나라가 들여온 천연가스 수입액 전체와 맞먹는다.

또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008~2012년 5년 동안 국내로 들어온 쌀·밀·보리·밀가루 등 모든 곡물과 사과·배·키위 등 모든 과일의 총 수입액(194억 달러)을 웃돈다.

1992년 5억 달러를 소폭 웃돌았던 자동차부품 수출은 지난해 246억1000만 달러로 20년 새 50배 가까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자동차, 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 무선통신기기, 철강판, 합성수지 등의 수출액이 6~34배 가량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자동차부품 수출액 증가율은 더욱 두드러진다.

무역흑자 규모에서도 자동차부품은 지난 1992년 5억 달러 적자에서 지난해 197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등 눈부신 성장세를 나타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지난 20년 동안 자동차부품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가 급증한 것은 1990년대 이후 국산 자동차부품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점진적으로 향상되면서 해외 주요 업체의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해외 인지도 제고와 함께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도 한 몫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관세와 비관세 장벽 등 통상마찰의 소지를 없애고 현지 소비자들의 요구를 실시간으로 반영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에 나섰다.

이렇다보니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부품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코트라 관계자는 “지난달 21일 브라질 상파울루 소재 GM브라질 제1공장에서 한국 자동차부품 업체 29개사가 참가한 가운데 열린 ‘한국 자동차부품 전시상담회’에 GM브라질 현지법인 구매담당자와 1차 부품협력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간 한국 자동차부품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포르쉐도 올해 1월 국내 자동차부품 업체만을 대상으로 첫 전시상담회를 개최한 것도 한국 자동차부품의 높아진 경쟁력을 입증하는 사례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 완성차 업체의 상생 노력, 부품업체의 자체 경쟁력 강화 등이 더해지면서 한국 자동차부품의 품질 및 가격경쟁력이 글로벌 상위 수준으로 올라선 만큼 세계 주요 업체들의 한국 자동차부품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