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영의 도란도란> 용산 개발, 떠넘기기식 행태가 '화'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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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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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는 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으로 인해 한동안 전국이 떠들썩했다.

총사업비 30조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이다보니 잡음이 없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사업을 가장 어렵게 한 것은 무엇일까. 여기에는 부동산시장 침체, 정부와 서울시의 부동산 개발계획, 토지주인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과도한 땅값 책정, 민간 출자사들의 자금부담 회피 등이 문제를 키운 주범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개발사업 참여자들의 '떠넘기기식' 행태였다. 위기가 올 때마다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이번 사태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가 책임을 지겠지'라는 떠넘기기식 행태에 남 탓 하느라 아까운 시간을 소비했다. 일부 출자사는 남 탓하려고 상황이 더 나빠지기를 기다리는 듯했다.

토지주이자 1대 주주인 코레일은 민간 출자사들을 상대로 "출자금을 날리지 않으려면 무조건 따르라"며 명령하달식 최후통첩을 했고, 어떤 출자사는 사업에서 빠져나갈 궁리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당초 철도 경영정상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용산역세권 개발계획을 내놓았던 국토해양부와 사업 대상을 서부이촌동까지 확대하며 판을 키웠던 서울시도 또 다른 누군가의 탓으로 책임 돌리기에 급급했다.

마녀사냥식 여론도 문제였다.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일부 개인의 탓으로 돌리려는 군중심리가 작용했다.

용산 개발사업은 일단 한 고비를 넘긴 것 같다. 사업을 코레일이 주도해 끌고가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하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은 한 둘이 아니다. 추가 출자사를 구할 수 있을지, 특히 삼성물산을 대신할 건설 주간사가 나올지 의문이다.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동의 여부도 아직은 미지수다. 높은 땅값 책정으로 인한 분양가 인상 요인이 여전한 것도 문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구태의 반복이다. 이번처럼 관계사들이 책임을 남의 탓으로만 돌리려 한다면 용산 개발사업의 정상화는 정말 먼 미래의 일이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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