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는 8일 중국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에서 진행된 '보아오(博鰲) 아시아 포럼' 연설에서 "그림자은행이 전 세계를 금융 위기에 빠뜨린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와 흡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이 이를 몇 년 안에 수습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고 신화사가 9일 전했다. 그는 “중국 섀도 뱅킹의 급속한 확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흡사한 위험 양상을 보이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림자 금융이란 은행과 비슷한 신용중개 기능을 하면서도 은행처럼 엄격하게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기관과 금융상품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소로스는 하지만 "중국 당국이 그 위험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법과 그 거품을 점진적으로 가라앉힐 수 있는 재원도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섀도 뱅킹에 대한 경고는 특히 지방정부 채무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과다한 여신과 함께 금융시장의 또 다른 불안 요소로 지적돼왔다.
소로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와 관련한) 미국의 경험이 지침이 된다면 중국 당국이 (섀도 뱅킹 문제를 해결하는데) 몇 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중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해서도 그렇다”라고 강조했다. 소로스는 이어 유로 위기가 폭풍의 한 가운데 있으면서 내년이 불안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날 로이터 통신은 중국 금융시스템이 처한 실제 위기가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지난해 13년래 최고의 경제성장 둔화를 기록했음에도 중국 은행들의 부실채권(NPL) 비율은 도리어 감소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는 은행들이 규제가 약한 섀도 뱅킹 기관들 즉 신탁회사, 위탁매매기업, 보험 회사들로 위험 자산을 이전했기 때문이라는 것.
분석가들은 중국정부의 경기부양책 때문에 2010~2011년 큰폭으로 늘어난 지방정부와 국영기업의 대규모 부채가 2012년 만기에 달함으로써 금융위기가 닥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디폴트의 위기는 은행이 신탁회사와 위탁매매기업으로부터 받은 자금으로 부실채무자의 빚을 재금융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현실화되지 않았다. 금융전문가들은 최소한 신탁기업 자산의 절반, 위탁매매기업의 위탁자금의 80%이상이 은행으로부터 흘러온 부실자산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중국 그림자금융의 부채의 반이상은 은행부채보다 리스크가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S&P는 은행들이 은행규제기관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기 위해 고위험 대출을 그림자금융에 전가시키는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S&P는 지난해말 중국 그림자금융 부채가 3조7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중국 은행들의 장부에 공식 기재된 대출금의 34%,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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