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에 이어 SK가 올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다수 마무리 짓는다. 정유업에서 화학사업으로 중심축을 이동하는 것은 업계의 공통된 지속가능 성장전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독자 개발한 넥슬렌(기술명) 투자가 올해 완료된다. 3700억여원 규모의 이 사업은 오는 3분기 울산 공장의 기계적 준공을 마치고 연말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넥슬렌은 차세대 고성능폴리에틸렌으로 미국의 다우, 엑슨모빌 등 일부 메이저가 독점 생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넥슬렌 상업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폴리머 시장에서의 메이저 도약을 기대한다.
SK종합화학은 일본 JX에너지와 약 1조원 규모 울산 파라자일렌(PX, 아로마틱 계열 화학섬유원료) 합작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올해 건설작업을 거쳐 내년 생산이 본격화된다. SK종합화학은 동시에 싱가포르 주롱에서도 PX 투자를 진행 중인데, 이또한 내년 상업화가 목표다.
뿐만 아니라 SK는 1조6215억원에 달하는 인천 PX 투자도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가 가동률이 저조한 인천정유공장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130만t PX공장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이 공장도 내년에 가동한다. SK는 성장 가속화를 위해 인천공장 분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SK는 기존 울산 공장의 80만t에 일본 JX에너지와 합작 건설 중인 50만t, 싱가포르 주롱 공장의 22만t, 인천공장 130만t을 추가해 세계 5위의 PX 메이커로 도약할 전망이다.
이처럼 최근 정유사는 화학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앞서 에쓰오일의 1조3000억원 규모 아로마틱 증설에 이어 현대오일뱅크가 올해 일본 코스모석유와의 아로마틱 합작투자를 완료했다. GS칼텍스도 일본 쇼와셀, 타이요오일과 함께 100만t PX 증설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투자에 힘입어 화학사업은 정유사의 확실한 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정유업의 불황 속에 석유사업의 영업이익이 지난 2011년 1조2415억원에서 지난해 279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에 비해 화학사업은 같은 기간 7742억원에서 7516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영업이익 비중은 27.24%에서 44.23%로 크게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의 화학사업은 중국 등의 수요확대로 긍정적”이라며 또한 “세계적인 셰일가스 기반 시설의 확대로 오히려 국내 정유사의 석유 기반 화학설비의 희소성이 높아져 유리해지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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