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포스코 “대우조선해양 인수” 반대…예언은 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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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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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지난 2010년 1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미국을 방문해 회사의 주요 주주중 한 사람이자 ‘가치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을 만났다.

2005년 포스코 주식 348만6006주(지분율 4.0%) 보유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한 버핏 회장은 지난해 말 현재 394만7555주를 보유해 지분율 5.1%의 주요 주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버핏 회장은 정 회장에게 포스코의 기업 가치는 철강사중 최고라고 치켜세워주는 반면 대우조선해양 인수 재추진에 대해서는 “해운 시황이 좋지 않다”는 게 이유로 반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업황이 살아나고 있던 터라 그의 의견은 너무 보수적인 접근이 아닌가 하는 물음을 낳았다.

2009년 포스코 수장에 오른 정 회장은 취임직후 ‘패밀리 확장’을 추진했다.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글로벌 산업 판도가 급변할 것으로 내다보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핵심은 해외 광물자원 확보를 위한 제철소 건설과 패밀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면서 신규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비철강 부문 기업 인수·합병(M&A)이었다. 전자는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착공 및 해외 각지에 철강 가공공장 준공, 후자는 대우인터내셔널과 성진지오텍 인수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정 회장은 M&A에 많은 공을 들였다. “예쁜 여자는 쳐다본다”는 말로 다양한 기회를 엿본 정 회장의 인수 후보기업에는 대우조선해양도 포함돼 있었다. 포스코는 비공식적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꾸준히 준비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버핏 회장의 말에 정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뜻을 거두어 들였다. 구속력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버핏 회장의 충고는 이듬해 빛을 봤다. 2011년부터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터지고 미국 경제가 더디게 회복하고, 중국 경제 성장 둔화가 본격화 되는 등 전 세계 경제위기가 다시 도래한 것이다. 새로운 기회를 노렸던 기업들은 지금 생존에 목을 매고 있고, 포스코 도 확장 대신 계열사의 통합·분리 등을 통해 몸집 줄이기를 진행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포스코는 버핏 회장 덕분에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벌어질 수 있는 두 차례의 고비를 넘겼다. 2008년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전에 참여했을 때 버핏 회장은 버크셔 해서웨이를 통해 보유 주식을 매각할 수도 있다며 인수 불참을 주문했다. 그때는 조선·해운경기가 사상 최고조에 달할 때였는데, 거품이 붕괴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수를 강행했던 포스코는 한화그룹에 밀려 꿈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곧바로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전 세계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한화그룹은 ‘승자의 저주’에 빠진 반면 포스코는 체력을 비축해 가장 먼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는 버핏 회장의 예견이 맞아 떨어진 게 사실이며, 포스코 내부에서도 다행스러운 일로 여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인수를 했을 경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 또한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계 3위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주 몰이를 이어가는 등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점을 놓고 보면 포스코가 인수를 했을 경우 오히려 숨어있던 수익 창출의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수 있지 않았겠냐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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